지난해 5월 열린 제41회 황토현 동학축제에서 장태 굴리기(사진 위쪽) 참가한 사람들이 곤장을 맞는 형벌체험을 하고 있다. 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제공
“가자, 황토현으로!”
제42회 황토현 동학축제(donghakfestival.com)가 5월8~11일 전북 정읍시 덕천면 황토현 전적지 일대에서 열린다.
1968년 시작한 황토현 동학축제는 1980년대 사업회가 해체되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40년 넘게 전통의 맥을 이어왔다. 2006년까지는 동학 관련 위주의 기념제 행사로 치러졌으나, 2007년부터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제’에서 ‘황토현 동학축제’로 바꿔 지역성 탈피와 전국화 시도를 목표로 설정했다.
정읍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는 동학농민혁명 발상지의 자긍심을 높이고, 농민군이 외쳤던 ‘척양척왜 보국안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황토현 전승일(음력 4월7일)을 기념해 축제를 연다.
올해에는 황토현 숙영캠프, 청소년축전, 체험놀이마당 등 참여 위주로 프로그램을 짰다. 1박2일로 진행하는 황토현 숙영캠프는 가족단위 참가가 늘어 500여명이 신청을 마쳤다. 황토현 전적지 광장에 숙영텐트 100여동을 설치한다.
여기에서 대나무로 만든 타원형 모양 공인 장태 굴리기, 죽봉으로 다투는 싸움, 죽창 던지기, 활쏘기 등이 이어진다. 1894년 1월 고부봉기로 촉발한 혁명의 주역 농민군들이 그해 3월 고창 무창기포를 거쳐 정예화한 다음, 4월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에 맞서 처음으로 승리한 역사적인 현장에서 체험행사를 하는 것이다. 또 청소년축전에서는 혁명과 관련한 퀴즈대회 녹두골든벨 등을 진행한다.
9일 저녁 7시에는 가수 등이 참여하는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휘성, 송대관, 전영록, 블랙홀, 김지연 등이 출연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특히 올해에는 갑오선열의 위패를 모시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황토현 전적지 안에 있는 사당 구민사에서 농민군 지도자 김덕령 등 51명의 위패를 새로 봉안했다. 이름없이 스러져간 농민군의 영령도 함께 모셔야 한다는 바람에 따른 것이다. 그전에는 농민군 3대 지도자(전봉준·김개남·손화중)와 참전제위의 위패 4개만 있었다.
올해는 손여옥씨 등 60명의 위패를 추가로 봉안한다. 1894년부터 1900년까지 사망한 선열을 처형 및 옥사 등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정했다.
조광환 계승사업회 이사장은 “전적지 안의 사당 규모가 작아 선열의 위패를 모실 공간을 더 증축하도록 정읍시에 건의할 방침”이라며 “이번 행사는 혁명 당시의 실상을 가족과 함께 체험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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