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스웨덴 철도회사와 양해각서 맺자
국내업체 로템 노조 “자구노력 벼랑 몰아”
도 “외자유치로 고용창출 등 지역에 도움” 경남도가 외자유치를 위해 지역 연고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외국 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연고기업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도는 최근 김태호 지사가 이끄는 외자유치팀이 스웨덴 도시철도회사 보트니아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보트니아 쪽이 1억유로(약 13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내에 새도시 교통 시스템인 ‘노웨이트 시스템’ 제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노웨이트 시스템은 전동차가 도로 위 철로를 시속 36㎞로 운행하다가 정류장에서 보행속도(초속 0.8m)로 감속한 뒤 승객을 태워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하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전철과 자기부상열차 등 철도차량의 국내 최대 제작사인 로템 노조는 “도가 보트니아의 외자를 유치하려 마산~창원~진해의 도시철도 운행방식을 노웨이트 시스템으로 할 것을 미리 약속했을 의혹이 짙다”며 외자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등에 보트니아 외자유치 반대 건의문을 낸 데 이어 도가 외자유치를 본격화하면 1인 시위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한 반대 운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전갑주(48) 로템 노조위원장은 “도가 수주물량이 줄어 감원과 의왕공장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지역 연고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김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무리한 외자유치에 나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보트니아의 외자를 유치하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로템과 보트니아가 선의의 경쟁을 벌여 로템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외자유치 방침을 밀고 나갈 태세다. 도 관계자는 “보트니아가 양해각서 체결 때 도내 도시철도 방식을 노웨이트 시스템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며 “무한경쟁 시대에 연고기업이라 해서 감싸고 돌면 자치단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템은 1999년 정부의 강제 구조조정에 의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국내 철도차량 제작 3사가 통합해 만든 회사로, 2001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국내업체 로템 노조 “자구노력 벼랑 몰아”
도 “외자유치로 고용창출 등 지역에 도움” 경남도가 외자유치를 위해 지역 연고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외국 업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연고기업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도는 최근 김태호 지사가 이끄는 외자유치팀이 스웨덴 도시철도회사 보트니아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보트니아 쪽이 1억유로(약 13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도내에 새도시 교통 시스템인 ‘노웨이트 시스템’ 제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노웨이트 시스템은 전동차가 도로 위 철로를 시속 36㎞로 운행하다가 정류장에서 보행속도(초속 0.8m)로 감속한 뒤 승객을 태워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하는 교통체계를 말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경전철과 자기부상열차 등 철도차량의 국내 최대 제작사인 로템 노조는 “도가 보트니아의 외자를 유치하려 마산~창원~진해의 도시철도 운행방식을 노웨이트 시스템으로 할 것을 미리 약속했을 의혹이 짙다”며 외자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산업자원부와 건설교통부 등에 보트니아 외자유치 반대 건의문을 낸 데 이어 도가 외자유치를 본격화하면 1인 시위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한 반대 운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전갑주(48) 로템 노조위원장은 “도가 수주물량이 줄어 감원과 의왕공장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지역 연고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김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무리한 외자유치에 나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보트니아의 외자를 유치하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로템과 보트니아가 선의의 경쟁을 벌여 로템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외자유치 방침을 밀고 나갈 태세다. 도 관계자는 “보트니아가 양해각서 체결 때 도내 도시철도 방식을 노웨이트 시스템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했다”며 “무한경쟁 시대에 연고기업이라 해서 감싸고 돌면 자치단체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템은 1999년 정부의 강제 구조조정에 의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국내 철도차량 제작 3사가 통합해 만든 회사로, 2001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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