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텃밭에서 사랑캐고 해금으로 행복켜요

등록 2009-05-07 21:59

영동 미봉초등학교 학생들이 7일 오후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해금 연주를 하고 있다. 영동 미봉초 제공
영동 미봉초등학교 학생들이 7일 오후 지역 노인들을 초청해 해금 연주를 하고 있다. 영동 미봉초 제공
충북 영동 미봉초등학교 학생·교사들
학년별로 50평씩 밭농사
작년부터 전교생 해금 연주
떠나는 학교에서 오는 학교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행복한 학교가 있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유점리 미봉초등학교.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전교생 30명에 교사가 8명. 교장·교감을 빼고도 학생 5명에 교사가 1명꼴이다. 폐교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덜컹했지만 이젠 걱정을 덜었다. 가족 같은 학교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청주 등 도회지에서도 전학 오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학교에는 자랑거리가 많다. 학생들은 학교 안팎의 자투리땅을 일궈 텃밭을 꾸몄다. 학교 뒤 500~600평의 밭에는 감자·고구마·야콘 등 뿌리채소를 심었다. 농사짓는 학부모들이 골을 타고, 비닐을 덮는 등 힘든 일을 도왔다. 가을 수확 뒤 골고루 나눌 참이다. 학교 안에는 학년별로 50여평의 텃밭이 따로 있다. 교사와 학생들은 이곳에서 상추·쑥갓·오이 등을 심어 직접 기르고 있다. 머지않아 급식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올해 청주에서 전학 온 4학년 이선호(10)군은 “날마다 쑥쑥 자라는 상추 등 채소가 신기하기만 하다”며 “컴퓨터·레고 보다 채소를 키우는 것이 재미있다”고 했다.

전교생들은 해금 연주를 한다. 해금은 지난해 동문회에서 기증했다. 올해는 해금 특성화 학교로 지정됐다. 7일 오후에는 해금 전문 연주단인 청주 해금 앙상블과 협연했다. 이 자리에는 학교 근처 노인 70여명을 초청했다. 학생들은 연주와 함께 학교에서 기른 수레국화·한려화 등 화분에다 카네이션까지 선물했다. 6학년 유지혜(12)양은 “지난해부터 해금 연주를 했는데 소리가 맑고 좋아 재미있다”며 “어르신들이 연주를 듣고 기뻐하셔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과 학교 주변 숲 등 교실 밖 수업도 자랑거리다. 학생들은 틈틈이 금강을 찾아 수질을 측정하고, 숲 속의 생태를 관찰하고 있다. 학교는 충북의제21 환경교육연구학교, 금강유역환경청 녹색성장시범학교, 학교 숲·에너지 시범학교로 뽑혔다. 여름이면 교사·학부모 등이 함께 만든 원두막과 학교 잔디밭에서 바깥 수업을 하는 것도 유명하다.


지난해 청주에서 온 유정희(36)교사는 “아이들의 작은 몸짓, 숨소리까지 느끼며 가르치는 행복을 맘껏 누리고 있다”며 “머리·손·가슴이 함께 자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