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문을 연 ‘광진 꿈나무 책 놀이방’.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책과 놀이를 결합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 희망보고서]
‘책과 놀이’ 결합 어린이 문화공간
7곳 개관…2010년까지 17곳 확대
‘책과 놀이’ 결합 어린이 문화공간
7곳 개관…2010년까지 17곳 확대
놀이방의 변신이다. 미끄럼틀 몇 개 달랑 있고, 플라스틱 흔들목마와 장난감 자동차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놀이방이 아니다. 놀이방이 책을 만났다. 그렇다고 정숙한 도서관도 아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신나는 ‘책 놀이방’이다. 책도 읽고 뛰어 놀 수도 있다.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놀이방을 ‘어린이들의 쉼터’, ‘가족 공간’으로 새롭게 만드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 꿈나무 책 놀이방’은 어린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책과 놀이를 결합해 만든 어린이 전용공간이다. 기존의 아동복지시설이나 청소년수련관에 다락방, 사랑방, 놀이방 등의 모양으로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몄다.
현재 서울에는 7개의 ‘서울 꿈나무 책 놀이방’이 있다. 강서구 개화동의 ‘환원 꿈나무 책 놀이방’을 시작으로 관악구, 서대문구, 용산구, 광진구, 동작구, 양천구에 한 곳씩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이를 17곳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월 양천구 신월동 서울 에스오에스(SOS) 어린이 마을에 조성한 ‘늘품’은 7번째 ‘서울 꿈나무 책 놀이방’이다. 사업비 4억8000만원이 투입됐다. 404㎡ 규모로 그동안 만들어진 ‘책 놀이방’ 중 가장 크다. 특히, 민간협력 후원사업을 벌여 사업비 예산의 부담을 낮췄다. 국민은행 직원들이 매월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기부해 마련한 성금으로 조성했다. 이 지역은 항공기 소음지역으로 문화시설과 복지시설이 부족하다. 주거환경도 열악하다.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구연동화, 스토리텔링, 책 함께 읽기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비는 공짜다.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14억3800만원을 들여 노원구 상계동, 성북구 장위동, 구로구 오류동, 은평구 응암동에 추가로 4곳의 ‘책 놀이방’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내 공공도서관 125곳 가운데 5곳에 불과한 어린이 전용 공공도서관을 2010년까지 15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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