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제안한 임시 보호방안
문화재청, 시 제안 타당성 검토
울산시가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주변에 임시 제방을 쌓는 방안을 제시해 문화재청이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사연댐 때문에 침수가 반복돼 훼손되고 있는 암각화 보존 방안을 놓고 여러 해 동안 대립해왔다.
울산시는 13일 반구대암각화를 임시로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 문화재청에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사연댐 바닥으로부터 52~56m 높이에 위치한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52m 높이로 매립하고 반구대암각화 앞 80m 지점에 높이 62m의 제방을 쌓는 것이다. 반구대암각화 앞쪽을 매립해 육지로 만든 뒤 그 둘레에 제방을 쌓아 물이 넘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안이다. 울산시는 영구 보존 방안이 마련되면 원상복구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울산시가 제시한 임시 방안이 타당한지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에게 울산시의 제안을 검토하도록 한 뒤 문화재청의 공식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현재 바닥에서 60m 높이인 사연댐 수위를 반구대암각화의 최저 높이인 52m로 낮추자고 제시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하루 3만여t의 식수 공급이 줄어든다”고 반대하며, 암각화 맞은편 언덕 뒤편에 별도의 수로를 만들자고 제안해왔다.
반구대암각화에는 수천년 전 선사시대 사람들의 활동과 동물의 모습 등 200여점의 그림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 애초엔 1년 내내 볼 수 있었으나, 1960년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이 건설된 뒤 1년에 8개월가량 물에 잠겨 있어 바위 표면이 떨어져 나가는 박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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