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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마당] 광주갈등과 ‘5·18 어머니’

등록 2009-05-19 23:03

황정아 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황정아 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광주 오월’하면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남녀노소가 흥겹게 어우러지면서 대동세상을 구가하는 판화 작품이다. 시커먼 판화 속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슬며시 웃음이 나오고, 그 안으로 뛰어들어 덩실덩실 춤추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난다.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매고 주먹밥을 나눠주는 광주 어머니들의 모습은 마음을 한없이 따뜻하고 푸근하게 만든다. ‘어여 먹어라, 글고 몸조심 해야 써’ 판화 속 어머니는 꼭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5·18 당시 숱한 여성들이 판화 속 어머니처럼 여러 활동을 펼쳤다. 골목마다 솥을 걸고 주먹밥을 만들었고, 부상당한 시민을 정성껏 치료했다. 병원에서 피가 부족하자 헌혈에 앞장섰고, 가두방송으로 진실을 알리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5·18 당시 여성들의 활약을 집단적인 사회적 돌봄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여성들이 주로 수행하는 돌봄은 누군가를 돕고, 지원하고 보살피는 일이다. 사회적 돌봄은 지원하고 보살피는 일을 개인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가 나누어 맡는 행위를 이른다. 당시 여성들의 사회적 돌봄은 ‘해방 광주’라는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전통적인 돌봄의 사회적 평가가 낮다보니 5·18민중항쟁에서 수행한 여성의 사회적 돌봄마저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성의 관점으로 5·18의 역사를 발굴하고 조명하는 노력이 과제로 남겨져 있다.

올해 5·18행사는 시민참여가 시들하다는 소식에 마음이 착잡하다. 하지만 오늘 광주가 겪는 갈등이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대동세상을 만들기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대립을 풀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

황정아 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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