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2m, 동서 34m 규모
고려 광종 5년(954년) 때 창건됐지만 지금은 절터만 남은 충북 충주시 신니면 문승리 숭선사지(사적 445호)에서 초대형 지하 배수시설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청대학 박물관(관장 장준식)은 8일 오전 숭선사지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어 “숭선사지 5차 발굴에서 남북 65m, 동서 34m에 이르는 대형 배수시설과 교각 기초 시설이 확인됐다”며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중요한 유적으로, 고도로 발달한 토목·건축 기술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창건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하 배수시설은 사찰 경내 오른쪽 요사채 등의 건물이 있던 곳에 설치돼 있다. 물이 들고, 나는 입출구가 각각 2곳씩 있으며, 사람이 드나들 수 있게 암거 형태로 말들어져 있다.
김인한 학예연구사는 “지하 배수구는 계곡의 물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홍수 등에 대비하려는 지혜가 숨어 있다”며 “배수구의 높낮이, 입출구의 위치, 지하 배수로 위에 추가 설치한 지상 배수구와 축대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과학적 토목 기술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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