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한국교원대 한국황새복원센터에서 자라는 황새들. 한국황새복원센터 제공
청원복원센터서 14년만에 78마리로
황새마을 조성따라 정든 고향 떠날 듯
황새마을 조성따라 정든 고향 떠날 듯
충북 청원군 강내면 한국교원대학교 한국황새복원센터에서 태어나 자란 황새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지난 3월 알을 깨고 나온 어린 황새 13마리 등 황새 78마리가 자라고 있다. 1996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암수 새끼 두 마리가 14년 동안 늘린 자손이다. 내년이면 100마리를 넘어설 황새들은 문화재청이 내년부터 조성할 황새마을로 옮겨질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10일 “전남 해남, 충남 서산, 예산, 경기 여주 등 4곳이 황새 생태마을 조성을 신청했으며, 이달 안에 후보지를 심사한 뒤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또 “정부 부처와 더 협의해야 하지만, 대략 120여억원을 들여 10만㎡ 정도의 황새마을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예산의 70%를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황새마을 터와 예산의 30%를 부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 황새들을 되살리고 길러온 충북은 자란 황새들과는 이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가 지난달 21~29일 도내에서 황새마을 조성계획 신청을 받았지만, 12곳의 시·군 가운데 어느 곳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황새복원센터가 자리잡은 청원군은 미원지역에서 황새 야생적응을 시험하는 등 유력한 황새마을 후보지로 꼽혀왔지만 예산을 이유로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시룡 황새복원센터 소장은 “수차례에 걸쳐 청원군과 충북도 등에 황새마을 조성을 건의했지만 예산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우리 센터는 개체 수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다른 지방정부에 조성될 황새마을에서 자연 적응과 서식 등 연구를 맡는 이원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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