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고산 8부 능선에 쳐 놓은 군사용 철조망
철조망·벙커 등 군시설물 철거
수정 같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경북 울진 통고산 정상과 김천 삼도봉 바람재가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아온다.
대구지방환경청 황피천환경출장소는 16일 해발 1067m의 통고산 8부 능선에 쳐 놓은 군사용 철조망(사진)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철거 작업은 왕피천 주민환경감시단과 인근 군부대가 공동으로 하게 된다. 이 철조망은 통고산 정상에 설치해 놓은 군용 시멘트 막사를 보호하기 위해 부근 700여m에 걸쳐 쳐져 있다. 출장소 쪽은 “정상의 군용막사 3∼4채도 내년쯤 국방부가 철거에 나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군사시설은 1970년대 초 해안 경비 등의 목적으로 들어섰지만 이미 20여년 전부터 사용하지 않은 채 방치해 놓는 바람에 등산객들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 통고산은 수달과 산양 등 멸종위기 동물들이 활동하는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 안에 포함돼 있다.
경북 김천 삼도봉에서 황악산을 잇는 백두대간 주능선인 해발 953m 바람재도 40년전 모습을 되찾는다. 구미국유림관리소는 내년중으로 바람재에 들어서 있는 군사시설물을 뜯어내기 위해 현재 설계작업을 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곳에는 4100㎡ 크기의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지하벙커가 있으며, 벙커 안에는 군인들이 사용하던 막사와 화장실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국유림관리소는 “이 군사시설은 1970년대 초에 세워진 통신기지로 추정되지만 오래전부터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연말 국방부와 산림청이 철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미국유림관리소는 바람재에 들어선 군사시설을 뜯어낸 뒤 이곳에 내년 연말까지 참나무와 역새풀, 산철쭉 등을 심어 능선을 되살리는 복원작업을 하기로 했다. 구미국유림관리소 보호토목계 배현주씨는 “주변의 식생조사를 통해 군사시설이 들어서기 전인 70년대 초반의 모습을 그대로 되살려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왕피천출장소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