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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월드컵공원 살만 해지니 남한산성에선 쫓겨날 판

등록 2009-06-22 21:57

왼쪽부터 남한산성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새인 황조롱이, 참매, 쇠부엉이. 임백호씨 제공
왼쪽부터 남한산성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새인 황조롱이, 참매, 쇠부엉이. 임백호씨 제공
희비 엇갈리는 야생동물들
고라니·너구리·삵 발견
동물 164종→461종 늘어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되다가 2002년 월드컵에 맞춰 공원으로 문을 연 난지도에 고라니, 너구리, 삵 등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22일 ‘2008년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2000년 164종이었던 동물종이 461종으로, 255종이었던 식물종이 453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생태모니터링을 위해 노을공원 자연습지에 설치한 무인카메라에는 고라니와 너구리, 뜸부기과인 쇠물닭,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삵의 모습이 촬영되었다. 서울시는 “솔부엉이 등 천연기념물 10종, 멸종위기 야생동물 11종, 왕잠자리와 통발 등 서울시 지정관리 야생 동·식물 22종이 월드컵 공원에서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종별로 보면, 포유류는 2000년 집쥐, 두더지 등 3종에서 고라니, 삵 등 8종으로, 양서·파충류는 청개구리, 누룩뱀 등 6종에서 쇠살모사, 맹꽁이 등 14종으로 늘었다. 야생 조류는 36종에서 55종으로, 육상 곤충은 193종에서 322종으로 증가했으며 난지연못과 난지천 조성 뒤 수서무척추동물은 48종, 어류는 14종이 새로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야생동물들에게 물과 서식지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10곳(1178㎡)의 습지에는 맹꽁이, 참개구리 등이 알을 낳았고, 고추잠자리 등 20종 이상의 잠자리들도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립가스가 나오고 경사가 심해 서식환경이 나쁜 매립지 비탈면에도 아까시나무와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독특한 매립지 식생이 형성돼 있었다. 서울시는 야생 동·식물의 서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부터 소규모 생물서식 공간을 만들어 왔으며 야생동물들에게 부족한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2만482㎡의 면적에 상수리나무, 붉나무 등 열매를 맺는 나무들을 다양하게 심었다.

서울시 월드컵공원 관리사업소 김종찬 주임은 “동물들이 난지한강공원과 노을공원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통로를 설치하는 중”이라며 “앞으로 습지 등 소규모 생물서식 공간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생태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왼쪽부터 노을공원 정상의 무인카메라에 찍힌 고라니와 너구리, 삵, 월드컵공원에 나타난 쇠물닭. 서울시 제공
왼쪽부터 노을공원 정상의 무인카메라에 찍힌 고라니와 너구리, 삵, 월드컵공원에 나타난 쇠물닭. 서울시 제공
제2경부고속도로 예정지
쇠부엉이 등 희귀새 확인

서울 동부~행정중심복합도시(충남 연기군 일대)를 잇기 위해 추진중인 제2경부고속도로가 지날 예정인 남한산성 일대에 검독수리와 까막딱따구리,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과 각종 희귀 조류가 서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 17일치 12면)

22일 성남환경운동연합과 야생 조류 전문가인 임백호(56)씨의 말을 들어보면, 남한산성에서 관찰된 조류는 모두 130여종이며, 이 가운데는 붉은배새매·새매·소쩍새·솔부엉이·쇠부엉이·수리부엉이·올빼미·참매·큰소쩍새·황조롱이 등 17종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인 삼광조가 포함됐다. 또 고라니와 고슴도치, 너구리, 두더지, 산토끼 등 동물과 가재 등의 갑각류, 수십가지 곤충들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18년 동안 남한산성 일대를 조사해온 임씨는 지난 19일 성남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남한산성 옆으로 고속도로가 생기면 소음과 차량 빛, 대기오염 등으로 지금까지 관찰된 천연기념물 새와 동물들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도 “남한산성 일대에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빗물 오염으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한나라당 신상진(성남 중원) 의원은 22일 자료를 내어 “지난 1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남한산성 부근에 고속도로 고가가 지나가도록 한 것은 반환경적·반문화적 탁상행정이 아니냐’고 묻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고속도로 고가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에 공감하며, 재검토하겠다’는 답변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왕복 6차로 128.8㎞에 이르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추진중이며, 1단계 사업의 성남 구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남한산성 주변을 지난다. 이 지역 시민·환경단체들과 정당들은 이 고속도로 계획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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