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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충북 도심 자전거길, 가로수 뽑아낼 텐가

등록 2009-06-23 21:15

충북도가 차로 폭을 줄이고, 보도를 할애해 자전거 도로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청주 사직로.
충북도가 차로 폭을 줄이고, 보도를 할애해 자전거 도로 설치를 계획하고 있는 청주 사직로.
청주 사직로 등 교통량 많아 차로 줄이기 쉽잖아
의욕만 앞서 실현가능성 의문…도 내부서도 논란
충북도가 청주·제천 등 도심 주요 도로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계획안을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도는 최근 청주 사직·상당·흥덕·청남로19㎞, 충주 국원로 2㎞, 제천 청전로 6㎞ 등 도심 주요도로 27㎞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 수준인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2012년 5%까지 끌어올리고, 지난해까지 647㎞에 그쳤던 자전거 길을 2012년에는 1160㎞로 79% 늘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러나 도의 계획안을 보면 실현 가능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도는 주요 도로 차로의 폭을 20~50㎝씩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와 함께 보도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면 차로 두 쪽에 1.5m 안팎의 자전거 도로를 각각 설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전거 이용 시설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5조)에 자전거 도로의 두 쪽에 0.2m 이상 갓길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도의 계획대로 청주 도심 도로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려면 3.8m의 공간이 필요하다. 지금 도로에서 차로 하나는 자전거 도로에 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청주시가 조사한 아침 8~9시 출근길 교통량을 보면 사직로 상당공원 네거리가 1059대, 공단 오거리 1912대, 청남로 육거리 1257대, 흥덕로 청주대 앞 네거리 720대 등이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도심에서 차로 하나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사직로의 경우 1차로 폭은 평균 2.7~3m, 2·3차로는 3~3.5m이다. 시내버스 폭이 2.5m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1차로는 더 이상 줄이기 어렵고, 폭이 조금 넓은 2~3차로는 버스·택시 승강장 등이 설치돼 있어 역시 다이어트가 쉽지 않다. 더욱이 보도를 줄이려면 차로 가장자리에서 50㎝ 떨어진 은행나무·플라타너스 등 7~10m 간격으로 서있는 가로수와 가로등, 교통표지판 등을 모두 옮기거나 없애야 한다. 상당공원~흥덕대교까지 도로와 맞닿아 있는 지하상가 입구 10곳, 시내 상가 등에서 이용하는 22㎸ 고압 변압기 함 10여개도 옮겨야 한다.

도로 폭이 25m에 지나지 않는 상당로 등 다른 도로도 비슷한 여건이다.

이에 대해 이규상 도 지역개발과장은 “직접 도로에 나가보지 않아 도로 여건을 잘 모르겠지만 가로수 등을 이전해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수길 도로관리담당은 “성급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앉아서 자전거 길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 전체의 교통 흐름과 도로 여건, 주민 여론 등을 모두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최효승 청주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도시연대 이사)도 “기존의 자동차 문화와 교통여건을 그대로 두고 자전거 도로만 늘리겠다는 도의 계획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단계적, 복합적으로 검토한 뒤 계획을 새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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