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공약사항 혁신학교 예산 전액 삭감
무상급식 예산 반토막…사업 ‘좌초’ 위기
무상급식 예산 반토막…사업 ‘좌초’ 위기
진보 성향의 첫 교육감인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주요 정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경기도 교육위원회는 김 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무상급식 예산도 절반으로 깎았다. 특히 도 교육위는 예산 심의과정에서 삭감에 항의한 일부 위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예산안을 전격 통과시켜 ‘날치기’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다.
경기도 교육위원회는 23일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예산결산 소위원회를 열어 3600억원의 예산을 심의하면서 혁신학교 운영 예산 28억원을 전액 삭감하고 초등 무상급식 예산 171억원 가운데 50%인 85억원을 삭감했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비인기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이다. 지난 22일 공청회를 마친 데 이어 이번주까지 접수를 받고 있는데, 현재 5개 학교가 신청한 상태이며 7월말까지 25개 학교를 지정할 예정이었다.
혁신학교는 도시 슬럼지역의 도시형 학교, 농촌지역의 소규모 전원형 학교. 새도시 지역의 신설 학교 등 3개 유형으로 나뉜다. 혁신학교는 학교당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학급당 인원도 25명 이하로 제한되며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갖고 창의성과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초등학생 무상급식 확대는 김 교육감의 대표적 공약 사항이었다. 올 하반기에 농·어촌과 군 단위 지역, 도시지역의 300명 이하 초등학교에 먼저 제공한 뒤 내년말까지 경기도 전체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예산이 절반으로 깎이면서 시행 초기부터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됐다. 이밖에도 초등학생 아침급식 제공 타당성조사를 위한 연구용역비 3천만원이 전액 삭감됐고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인권조례 제정과 인성교육을 위한 예산 5870만원도 2970만원이 깎였다.
도 교육위원회 예산결산 소위는 이날 예산 계수조정 과정에서 최창의, 조현무, 이재삼 의원 등 3명이 회의 도중 예산 삭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리를 비우고 2명의 위원이 귀가한 가운데 남은 7명의 위원들만으로 예산 조정안을 전격 통과시켜 ‘날치기’ 통과가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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