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에 기숙형 32만~43만원, 통학형 12만~15만
학부모 “학원보다 싸다” “저소득층엔 그림의 떡 갈려”
학부모 “학원보다 싸다” “저소득층엔 그림의 떡 갈려”
울산시교육청이 여름방학 동안 운영할 예정인 영어캠프 수강료의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24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음달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초등 3년~중 1년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해 2~3주 과정의 영어캠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숙형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배냇골 울산학생교육원과 영산대 부산·양산캠퍼스, 경주 서라벌대 등 4곳에서 1000여명을 대상으로 7월27일~8월10일(초등 3~6년) 또는 7월27일~8월14일(중 1년) 14박15일 일정으로 운영된다. 통학형은 주변의 여러 초등학교가 함께 이용하는 초등학교 영어거점센터 9곳에서 7월23일~8월8일(일요일 제외) 15일 동안 초등 3~6년 1312명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3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다.
수강료는 기숙형은 숙식비와 교재비 등을 포함해 32만~43만원, 통학형은 교재비와 간식비 등을 포함해 12만~15만원으로 책정됐다. 실제 수업료의 45~55%를 교육청에서 지원했다고는 하지만 수업의 질과 내용을 따지 않고 수강료만 놓고 본다면 기숙형은 사설학원의 한 달 수강료를 웃돌고 통학형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시교육청은 수업의 질과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설학원보다 훨씬 싸다고 주장한다. 사설학원과 달리 원어민 교사와 내국인 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등 교육프로그램이 알차고 수업일수는 사설학원보다 짧지만 실제 수업시간은 학원과 엇비슷하거나 많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영어교육활성화팀 관계자는 “현재 책정된 수강료는 실제 가격의 절반 정도로 보면 된다”며 “국내 대학이 운영하는 영어캠프의 비용이 3주에 200만원이고 단기 외국연수 비용이 300만~4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훨씬 싸다”고 밝혔다.
수강료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나뉜다. 통학형 캠프에 자녀를 등록시켰다는 이아무개(36)씨는 “수업의 질이 어떤지가 중요하지만 수업시간만을 두고 따진다면 사설학원보다 싸다고 생각한다”며 “치솟는 사설학원의 수강료 거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방아무개(41)씨는 “수강료를 낮췄다고 하지만 저소득층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며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에 맞게 수강료를 더 낮추거나 지난해와 같이 저소득층 자녀에게 무료 혜택을 주는 캠프를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