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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무산되거나 지연되거나 ‘서울시 공수표’

등록 2009-06-24 22:08

‘전시행정’ 비판받는 서울시 사업
‘전시행정’ 비판받는 서울시 사업
공연유람권, 물에 뜨는 자전거도로, 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실현가능성 불확실해도 발표부터 덜컥
“오세훈 시장 다음 선거 의식하기 때문”
서울시가 언론에 발표한 사업들이 실제로 실행되지 않거나 실행 시기가 계속 늦춰져 실행용이 아닌 ‘발표용 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가운데 ‘공연유람선’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상황에 놓였다. 시는 2006년 연극, 양악, 국악 등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연유람선을 한강에 띄우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유람선 자체를 공연장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 첫 사례고, 서울을 대표하는 명물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사업자로 선정된 C&한강랜드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3년째 제자리다.

서울시는 유람선 도입 시기를 애초 2007년 10월로 잡았다가 2008년 6월, 2008년 10월, 2009년 10월로 세 차례나 미뤘다. 그러나 오는 10월 개장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공연유람선을 아직까지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발표는 했지만, 사업 진행이 많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광장운영시민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시는 지난해 말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운영에 시민 의견을 직접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해 ‘광장운영시민위원회’를 꾸리고 올 3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이 위원회는 구성되지 않았고, 대신 지난 5월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사용을 더욱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나왔다.

‘횡단보도 정비계획’도 지지부진하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6월까지 종로, 을지로, 강남역 등 대표적 거리 20곳에 건널목을 놓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종로1가와 신설동 등 두 곳에만 건널목이 놓였다.

총 3조5천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지하철9호선은 준비는 소홀한 채 홍보에만 열을 올려 빈축을 산 예다. 서울시는 애초 9호선 개통 시기를 2007년 말로 잡았으나, 공사 지연 등의 이유로 2008년으로 연기한 뒤, 다시 올해로 한번 더 늦췄다. 올해 들어서도 개통일은 5월28일, 6월12일, 7월말로 계속 연기됐다. 그러면서도 시민 5600명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벌이고, 언론을 대상으로 두차례나 시승식을 여는 등 홍보성 행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강 물 위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발표만 하고 끝났다. 시는 2006년 말, 강변북로 광진교에서 구리쪽 2.06㎞ 지점의 물 위에 ‘뜬다리’ 형태의 자전거도로를 2008년말까지 놓기로 했다. 시는 “홍수에도 영향받지 않고, 친수성과 환경성이 뛰어난 명물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슬그머니 강가에 일반 자전거 도로를 놓는 것으로 대체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뜬다리를 설치하려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하천점용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받지 못했다”며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런 서울시의 ‘발표용’ 졸속행정에 대해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은 “다음 지방선거의 표를 의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실행할 수 있는 일 이상으로 계획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전시행정을 막으려면 사업을 끝내고 반드시 결과를 공개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유권자인 시민들이 시의 발표에만 현혹되지 말고 결과를 꼼꼼이 따져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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