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원 요청에 1천억원만
전국 도시철도예산 41% 삭감 정부가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거액의 예산을 투입하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중인 도시철도 건설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2014년 전구간 동시개통을 목표로 지난 26일 기공한 도시철도 2호선의 2010년도 건설사업비로 중앙정부에 2500억원을 요청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천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밝혔다. 30일 도시철도 3호선 건설을 착공하는 대구시도 내년 도시철도 사업비로 3427억원을 신청했지만 1735억원만 받게 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2호선 도시철도 사업의 1~2단계를 동시에 개통하는 안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1일 중앙도시교통정책 심의위원회 심의에서 ‘4대강 사업 등으로 2호선 도시철도 사업에 한꺼번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무리’라며 부결 의견을 내 제동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중인 도시철도사업 국가지원 예산총액 한도를 올해 8728억원에서 내년 5138억원으로 41% 삭감했다. 이에 따라 2007년 6523억원, 2008년 7512억원, 2009년 8728억원으로 매년 1천억원 가량 늘어났던 도시철도 사업 예산은 내년에 3600억원 가량 줄어들게 됐다. 인천 도시철도 2호선은 인천대공원~서구 오류동 간 29.2㎞로 총사업비 2조1600억원 가운데 60%를 중앙정부가 지원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한 사업비 가운데 미뤄진 2단계 사업비를 인천시가 미리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도시철도사업 예산지원 총액한도가 5100억원 수준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영환 박영률 황춘화 기자 ywkim@hani.co.kr
낙동강 300m 길이 보 설치
“세계문화유산 등재 발목”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안동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연대 29일 성명을 내 “4대강 사업으로 하회마을 주변의 자연경관과 역사유적이 위기에 처했다”며 “이 사업이 강행되면 하회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지난 27일 우리나라의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때, 독일 드레스덴 엘베계곡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5년만에 처음으로 자격이 박탈당했다”며 “만약 하회마을의 낙동강에 보를 설치해 자연환경과 역사유적이 악영향을 받는다면 하회마을은 절대로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드레스덴 엘베계곡은 엘베강을 끼고 있는 드레스덴 중심 시가지와 주변 녹지대가 포함된 지역으로, 자연경관과 중세 유적지가 잘 보존돼 있어 2004넌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2007년 이 일대에 강을 연결하는 800m 길이의 다리가 놓이면서 자연경관 훼손과 환경오염 등 이유로 지난 27일 세계문화유산 지위가 박탈됐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낙동강에 2개, 금강에 2개 등 모두 4개의 보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뒤늦게 밝혔다. 이 가운데 ‘하회보’는 하회마을에서 경관이 빼어나기로 손꼽히는 부용대에서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만송정까지 낙동강을 가로질러 너비 300m, 높이 3m 규모로 설치된다. 이들 보는 애초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종합계획’을 발표할 때 공개한 16개의 보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류한성 하회마을 보존회장은 “부용대와 만송정 사이에 인위적으로 보를 설치하면 백사장이 사라지는 등 자연경관을 해치게 된다”며 “선조들이 수백수천년 동안 지키고 가꿔온 하회마을을 그렇게 훼손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1월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안동 하회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달라고 신청했고, 지난 5월에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관계자가 하회마을을 찾아와 예비실사를 벌였다. 등재 여부는 내년 6월 결정된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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