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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파업 4일째 ‘울고싶은’ 울산플랜트노조

등록 2009-07-07 21:58

경기침체로 파업 영향 적고, 업체도 교섭 거부
주로 석유화학공장의 설비·보수공사를 하고 일당을 받는 울산의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 2년 만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으나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교섭 대상인 전문건설업체들이 경기 침체로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며 교섭 장소에 나오지 않거나 집단으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조합원 1000여 명은 7일 일감이 있을 때마다 자신들을 고용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 쪽에 “공동교섭에 나서고, 2년 동안 동결된 일당을 올려 달라”며 나흘째 전면파업을 벌였다. 앞서 노조는 사용자인 전문건설업체 7곳과 4월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11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의견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4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교섭에 응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 7곳은 “회사마다 근로 조건과 매출 규모 등이 달라서 공동교섭을 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특히 노조가 교섭을 요청한 50여 곳 가운데 40여 곳은 “공사가 끝나 취업중인 노동자가 없다”며 교섭장에 아예 나타나지 않고 있다.

노조가 답답한 나머지 6일 노동부 울산지청에 교섭 재개를 위한 노사간담회를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전문건설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문건설업체들이 교섭에 소극적인 것은 노조의 파업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대형 석유화학공장들이 잇따라 조업 단축에 들어가거나 설비 증설과 보수를 늦추면서 전문건설업체들이 수주한 공사 물량도 줄어든 것과 맞물려 있다. 노조원들이 파업을 하면 공사 차질이 있어야 하는데 공사 자체가 없으니 사용자인 전문건설업체로서는 느긋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조가 파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속사정이 있다. 사실상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2005년과 2007년 파업으로 만들어낸 공동교섭의 틀이 다시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는 “파업을 해도 상대가 꿈쩍하지 않으면 갈수록 힘이 떨어질 것이고, 파업을 하지 않으면 사용자 쪽이 기업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정부를 배경으로 삼아 해마다 교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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