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팀 확진으로 관람학생 등 2천명 등교중지
경남도 반쪽 축소한 채 강행…나흘만에 중단
경남도 반쪽 축소한 채 강행…나흘만에 중단
경남도가 기획한 세계합창제가 무리한 추진에다 신종 인플루엔자라는 복병까지 만나 참담한 실패작으로 끝났다. 합창제 행사에 참여했던 학생들에게 등교 금지 조처가 내려지는 등 후유증도 만만찮다.
경남도교육청은 15일 세계합창대회인 ‘월드콰이어 챔피언십 코리아’ 개막식에 참가했거나 공연을 관람했던 도내 192개 학교 학생 1788명과 교직원 249명 등 2037명에게 이날부터 등교하지 말도록 통보했으며, 창원시내 68개 학원도 휴원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까지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했던 인도네시아 합창단 단원 41명과 한국인 자원봉사자 8명 등 49명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과 직·간접으로 접촉한 이들을 격리시켜 추가 환자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다.
도교육청은 행사에 참여한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일정 기간 자녀를 집에만 두도록 하고 학원 등의 출입을 통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직원도 타인과 접촉을 하지 않도록 하고, 행사 참가 교직원이 많아 정상수업이 힘든 학교는 교장 재량으로 임시휴업이나 등교 중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8일 개막식에서 국가별 피켓을 들고 입장했던 ㄱ여중 학생 40명과 교직원 2명에게 13일부터 등교 중지와 자택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따라서 이날까지 신종 인플루엔자 발병으로 경남에서 등교가 금지된 학생은 필리핀 여행 뒤 신종 인플루엔자로 확진된 초등학생이 다니는 ㄱ초등학교 전교생 1639명을 포함해 모두 3427명으로 늘어났다.
41명이 발병한 인도네시아 합창단이 묵고 있는 인제대 기숙사 학생들도 공포에 떨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를 나와 친구집이나 찜질방 등에 머무르는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인제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인도네시아 합창단원 5개팀 165명 가운데 26명이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환자로 판명돼 도립 마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일부는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85명이 여전히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 또 현재 묵고 있는 85명 가운데 6명은 발열 증상을 보여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7일 개막돼 17일까지로 예정됐던 세계합창제 행사도 10일 이미 중단됐다. 전반부 행사에 참가했던 외국인 합창단 38개팀 1435명 가운데 28개팀 1068명이 15일까지 출국했다. 나머지는 18일까지 모두 출국할 예정이다.
세계합창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세계 80개국, 400개팀이 참가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164개팀만 참가해 반쪽 행사가 됐는데다가 신종 인플루엔자 악재까지 터져 사실상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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