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대통령 추모석 상당공원에 못 세워”
청주시 “시민반대” 불허…추모위 “여론조사 방식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시민위원회가 만든 추모 표지석(사진)을 청주 상당공원에 설치하려던 계획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노 전 대통령 표지석 관련 여론 조사 결과를 내놓고 20일 오후 4시 도시공원위원회를 열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맡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표지석 건립 반대가 62.4%로 찬성 28.2%, 모르겠다 9% 등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지난달 22일 추모시민위원회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맡겨 실시한 여론조사(찬성 58.2%, 반대 25.6%, 잘 모름 16.3%)를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김연찬(서원대 교수) 추모시민위원장은 “찬성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은 20대 표본(6%)은 줄이고 질문도 반대 여론 쪽으로 유도하는 등 석연찮은 조사”라며 “공정한 기관에 맡겨 투명한 방법으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노설 시 공원녹지 담당은 “공인된 여론기관에 맡겨 제대로 조사를 했으며, 반대를 유도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모노리서치 관계자는 “연령별 분포가 고르지 않은 것은 20~30대가 설문 참여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인구 분포 비율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면 좀더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추모시민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 49재가 열린 지난 10일 청주 상당공원 한켠에 표지석을 세우려 했지만 청주시와 보수단체 등이 막아 근처 청주 수동성당에 임시 설치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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