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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30년만에 세일…재래시장 생존 안간힘

등록 2009-07-22 21:10

신정시장 설립 30여 년 만에 상인회가 처음으로 여는 역마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상인이 특별할인을 알리는 배너를 내걸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신정시장 설립 30여 년 만에 상인회가 처음으로 여는 역마진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상인이 특별할인을 알리는 배너를 내걸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울산 신정시장 점포 30여곳 할인판매 나서
중기청·상인회 지원받아 올해 11차례 진행
22일 오후 2시 울산 남구 신정시장 들머리에 펼침막이 내걸렸다. 이날부터 이틀 동안 60여 개 품목을 최고 80~90% 할인한다는 내용이다. 500여 곳 점포 가운데 할인행사에 참여하는 30여 곳 앞에는 세일 상품과 할인가격을 적은 배너가 내걸렸다. 1병에 8000원에 팔던 참기름을 5000원에 내놓은 상인 길경림(42)씨는 “4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데 원가 이하로 팔기는 처음”이라며 “당장 손해는 보지만 전체 시장에 보탬이 될까 해서 원가 이하로 파는 역마진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대형백화점과 할인매장에서 보는 특별할인행사가 재래시장에서 열리자 신기한 듯 배너가 걸린 점포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오후 4시께 10여 개 품목을 선착순으로 정상가격보다 70~90% 싸게 판매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해당 점포 앞에 배너가 걸리자 주부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곳 상인들이 시장 설립 30여 년 만에 역마진 행사를 벌이고 나선 것은 대형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빠른 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대형매장에서 특정상품을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끌어들인 뒤 다른 상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미끼상품 전략을 도입한 것이다. 1만5000원어치 이상을 구입하면 라면을 주는 경품행사도 열린다.

대형매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판매기법을 재래시장에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경품 비용 등 행사비 일부를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행사비용도 1000만원은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고 부족한 비용은 상인회가 부담한다. 앞서 시장경영지원센터는 재래시장 활성화사업을 공모해 전국 1150여 개 재래시장 가운데 16개를 선정했다.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신정시장이 포함됐다.

특별할인행사는 이번 1차 이벤트를 포함해 연말까지 모두 11차례 열린다. 상인회는 평일 재래시장에서 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한 손님들이 주말에 대형매장을 가지 않고 다시 재래시장을 찾도록 행사날짜를 수요일과 목요일로 정했다.

한 상인은 한 소쿠리에 3000원하는 고추를 100원에 팔겠다고 나섰다. 1㎏에 1만3500원에 산 삼겹살을 1만원에 내놓은 고깃집 주인도 있었다. 다만 적자가 커지면 입을 타격을 고려해 판매개수와 용량을 한정했다. 고객이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는 양도 제한했다.

신정시장 상인회 손병길 회장은 “과거에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서로 경쟁 상대로 여겼지만 지금은 거대 매장의 시장 잠식에 위기감을 느껴 공동운명체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별할인행사에 참여 점포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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