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공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방공항의 경영부실이 심각하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3월 민영화 대상 공항으로 선정한 청주공항의 출입국장이 승객이 없이 텅 비어 썰렁하기만 하다. <충청리뷰> 제공
지방공항 14곳 실태 점검
지방공항이 심각하다. 지방공항의 운영 실태를 살핀 감사원은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전남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을 통합하고, 강원 양양공항은 활용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문을 닫으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가 부실 덩어리 지방공항 실태 점검과 개선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지방공항 개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곳 제외 모두 적자…9곳은 수입보다 인건비 커
부실한 수요예측 탓…국토부 개선 움직임 박차 지방공항은 전국 14곳에 있다. 대전·충남을 빼면 모든 곳에 공항이 있는 셈이다. 국제공항이 7곳, 국내공항이 7곳이다. 국제선은 9개국 46곳, 국내선은 20곳으로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성적은 참담하다. 감사원의 한국공항공사 감사 결과를 보면, 김포·제주·김해공항을 뺀 11곳은 지난해 적자가 512억원에 이르렀다. 여수공항 등 9곳은 지난해 수입이 인건비보다 적었다. 김포·제주·청주공항과 새로 생긴 무안공항의 소폭 상승을 빼면, 승객도 줄었다. 양양공항은 지난해 말부터 260여일째 비행기가 단 한 대도 뜨지 않는 ‘무늬만 공항’이다. 2002년 4월 영동권 관광 거점 공항을 목표로 3567억여원을 들여 문을 연 양양공항은 개항 첫해 50억원 등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 2006년 128억원, 2007년 105억원, 지난해 101억원 등 지금까지 적자가 598억원에 이른다. 비행기는 뜨지 않아도 공항 유지 인력 64명은 그대로 남아 한해 운영경비만 30여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이를 21명으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도 “단계적으로 장비 유지·보수 등 필요인력만 남기고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11월 3017억여원을 들여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 문을 연 무안공항은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선 하루 1차례, 국제선 주 10차례만 운항하고 있다. 한 해 14만차례 이착륙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의 1.3%대밖에 안 되는 실적이다. 개항 첫해 12억8천여만원, 지난해 71억3천여만원의 손실이 났으며, 9월께 면세점도 철수할 예정이다. 광주공항의 손실도 12억원을 넘었다.
감사원은 30분 거리에 있어 여객 수요가 겹치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통합하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두 곳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어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일영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은 “양양공항 인력 감축과 활성화 방안 마련, 광주·무안공항 통합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며 “연말까지 조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잘못된 수요 예측 등으로 짓다 만 공항은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경북 울진공항은 여객 수요가 과대 책정됐다며 재검토하라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05년 공정률 85%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2007년 <아에프페> 선정 황당 뉴스에 뽑혀 세계적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사업비 1147억여원을 들인 이곳에는 비행교육훈련원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감사원의 같은 지적을 받아 2004년 5월 공사가 중단된 전북 김제공항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1999년부터 480여억원을 주고 산 전북 김제시 백산·공덕면 일대 공항 터 157만㎡는 지금 배추·고구마밭이 됐다. 해마다 1억~2억원씩 농지 임대료를 받는 게 고작이다.
이와 함께 케이티엑스·고속도로 개통 등 육상 교통의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대구·사천·포항공항 등도 그야말로 죽을 쑤고 있다. 대구공항은 2002년 227만명이 넘던 여객이 지난해 107만명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사천공항은 54만여명에서 20여만명으로, 포항공항은 70여만명에서 26만여명으로 승객이 60% 이상 줄었다.
장종식 국토해양부 항공정책관은 “지방공항의 활로를 찾으려고 다각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공항 여건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부실한 수요예측 탓…국토부 개선 움직임 박차 지방공항은 전국 14곳에 있다. 대전·충남을 빼면 모든 곳에 공항이 있는 셈이다. 국제공항이 7곳, 국내공항이 7곳이다. 국제선은 9개국 46곳, 국내선은 20곳으로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성적은 참담하다. 감사원의 한국공항공사 감사 결과를 보면, 김포·제주·김해공항을 뺀 11곳은 지난해 적자가 512억원에 이르렀다. 여수공항 등 9곳은 지난해 수입이 인건비보다 적었다. 김포·제주·청주공항과 새로 생긴 무안공항의 소폭 상승을 빼면, 승객도 줄었다. 양양공항은 지난해 말부터 260여일째 비행기가 단 한 대도 뜨지 않는 ‘무늬만 공항’이다. 2002년 4월 영동권 관광 거점 공항을 목표로 3567억여원을 들여 문을 연 양양공항은 개항 첫해 50억원 등 해마다 적자를 내고 있다. 2006년 128억원, 2007년 105억원, 지난해 101억원 등 지금까지 적자가 598억원에 이른다. 비행기는 뜨지 않아도 공항 유지 인력 64명은 그대로 남아 한해 운영경비만 30여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이를 21명으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도 “단계적으로 장비 유지·보수 등 필요인력만 남기고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11월 3017억여원을 들여 서남권 거점 공항으로 문을 연 무안공항은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선 하루 1차례, 국제선 주 10차례만 운항하고 있다. 한 해 14만차례 이착륙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의 1.3%대밖에 안 되는 실적이다. 개항 첫해 12억8천여만원, 지난해 71억3천여만원의 손실이 났으며, 9월께 면세점도 철수할 예정이다. 광주공항의 손실도 12억원을 넘었다.
2008년 공항별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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