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제포경위 앞두고 “고래보호” 농성
지역단체 “상권 희생 찬물 철거를” 으름장 27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제57차 국제포경위 연례회의를 앞두고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주민 사이에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번 국제포경위 회의에서 상업용 또는 연구용 포경을 대폭 허용하자며 60여 회원국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을 주 공격 대상으로 삼아 회의장 안팎에서 갖가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또 이번 회의 주최국인 우리나라가 겉으로는 포경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 논리를 펴며 부분적인 포경 재개를 요구하는 어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경 찬성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울산시가 25일 착공에 들어간 장생포 고래연구센터 안에 고래해체장을 만들고 고래연구센터 옆에 포경선과 고래 해체 과정 등을 소개하는 고래박물관을 짓는 데 대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달 8일 고래연구센터 예정 터에 ‘고래대사관’이란 이름의 돔형 천막을 치고 고래보호 홍보전을 펼치는 등 50여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한국이 고래고기 공장을 짓기 위한 은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포경금지 동참을 요구하는 전자우편을 보내자”고 호소하는 바람에 해양수산부 장관 앞으로 각국의 항의성 전자우편이 쇄도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2003년 우리나라에서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리는 것)에 의해 잡힌 고래가 84마리로, 국제포경위 회원국 가운데 일본(112마리)에 이어 월등히 많은 것에 대해 그린피스가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생포동 발전위원회·청년회 등 지역단체 대표들은 25일 “장생포가 국제포경위 총회를 계기로 상권 회생의 기회를 맞고 있는데 그린피스가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여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30일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 대표들은 지난달 4일 그린피스 범선 ‘레인보 워리어호’가 울산항에 입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상시위를 계획했다가 당국의 자제 요청으로 중단한 바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지역단체 “상권 희생 찬물 철거를” 으름장 27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제57차 국제포경위 연례회의를 앞두고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주민 사이에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이번 국제포경위 회의에서 상업용 또는 연구용 포경을 대폭 허용하자며 60여 회원국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을 주 공격 대상으로 삼아 회의장 안팎에서 갖가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또 이번 회의 주최국인 우리나라가 겉으로는 포경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지역경제 활성화 논리를 펴며 부분적인 포경 재개를 요구하는 어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경 찬성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울산시가 25일 착공에 들어간 장생포 고래연구센터 안에 고래해체장을 만들고 고래연구센터 옆에 포경선과 고래 해체 과정 등을 소개하는 고래박물관을 짓는 데 대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달 8일 고래연구센터 예정 터에 ‘고래대사관’이란 이름의 돔형 천막을 치고 고래보호 홍보전을 펼치는 등 50여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한국이 고래고기 공장을 짓기 위한 은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포경금지 동참을 요구하는 전자우편을 보내자”고 호소하는 바람에 해양수산부 장관 앞으로 각국의 항의성 전자우편이 쇄도하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2003년 우리나라에서 혼획(그물에 우연히 걸리는 것)에 의해 잡힌 고래가 84마리로, 국제포경위 회원국 가운데 일본(112마리)에 이어 월등히 많은 것에 대해 그린피스가 의혹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생포동 발전위원회·청년회 등 지역단체 대표들은 25일 “장생포가 국제포경위 총회를 계기로 상권 회생의 기회를 맞고 있는데 그린피스가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여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30일까지 천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 대표들은 지난달 4일 그린피스 범선 ‘레인보 워리어호’가 울산항에 입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상시위를 계획했다가 당국의 자제 요청으로 중단한 바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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