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어 총리·여당 대표까지…
일부선 ‘지방선거 포석’ 지적
일부선 ‘지방선거 포석’ 지적
충북이 바쁘다. 대통령, 총리에 이어 여당 대표에 이르기까지 ‘높으신 분’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아침 괴산고를 전격 방문했다. 대통령의 방문으로 인구 3만여명, 학생수 370여명인 괴산과 괴산고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대통령을 맞은 군과 학교는 청소와 단장, 교통 통제, 검색 등으로 일주일을 정신없이 보냈다. 일부 누리꾼들이 학교 누리집 등에 대통령 방문을 꼬집는 글을 무더기로 올리는 바람에 학교와 학생들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대통령의 느닷없는 방문에는 괴산 출신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 나돌았다.
김기탁(52)교장은 “전국 82곳의 농산어촌 기숙형 공립고 가운데 하나인 괴산고를 방문했다”며 “경호 문제로 일부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지역과 학교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닷새 뒤인 29일에는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충북에 총출동했다. 박 대표와 정몽준·허태열·박순자·송광호·박재순 최고위원과 김성조 정책위의장 등 10여명이 충북을 방문해 정책 간담회를 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 강병부 행정안전부 2차관,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까지 동행했다. 이들은 중부신도시(혁신도시)건설 예정지인 음성군청과 청주공항을 먼저 들렀으며, 도청에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정책 간담회를 했다. 전남 여수에 이은 두번째 민생 탐방이지만 여수 방문에 견줘 규모가 커졌다.
박종천 민주당 충북도당 대변인은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에 모든 지역구를 내준데다, 18대 때도 송광호 의원만 당선된 터라 내년 지방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며 “세종시 등으로 돌아선 충북 민심을 달래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 등은 30일 오후 괴산군청, 괴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증평 신재생에너지생산 현장 등을 둘러 본다. 충북도 등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방문 준비와 인삼·옥수수·감자 등 선물용 특산품을 준비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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