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공장 차려 카드·화투 등 24억원어치 유통
특수 콘택트렌즈를 껴야 볼 수 있는 형광물질로 암호를 새겨 넣은 사기도박용 카드와 화투, 특수렌즈 등을 대량으로 만들어 전국에 유통시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사기도박용 카드와 화투, 특수렌즈 등 24억원어치를 유통시킨 혐의로 이아무개(54)씨와 김아무개(54)씨 등 12명을 붙잡아 이씨와 김씨 2명을 구속하고, 오아무개(58)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홍아무개(45)씨 등 5명을 수배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들이 제조해 유통시킨 장비를 이용해 사기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이아무개(49)씨 등 10명도 붙잡아 이씨 등 3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기도박 장비를 만든 이씨 등은 2007년 8월부터 경남 김해의 한 오피스텔에 비밀공장을 차려 놓고 특수 형광물질로 숫자와 그림 등을 인쇄한 카드 2만4000통과 화투 1만통, 이런 형광물질 표시 암호를 볼 수 있는 특수 콘택트렌즈 3000세트 등을 만들어 점조직 판매망을 통해 전국에 24억원어치를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만든 카드 및 화투와 렌즈 등 장비는 한 세트에 18~21만원씩 쳐서 지역별 중간책에게 공급되고, 다시 하부 점조직망을 통해 30만원씩에 팔려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도박을 벌인 이씨 등은 이렇게 유통된 장비를 이용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부산·경남 일대를 돌아다니며 자영업자 등 10여 명을 상대로 18차례에 걸쳐 사기도박을 벌여 1억5700만원을 가로채고, 도박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아무개(40)씨를 협박해 4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대포통장에 거래내역이 확인된 사기도박 피의자 100여명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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