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민생 시급한데 예산낭비” 비판
내달 새만금서 강행…‘연례행사화’도 검토
내달 새만금서 강행…‘연례행사화’도 검토
전북 군산시가 다음달 새만금 일대에서 수억원을 들여 ‘2009 군산 새만금 에어쇼’를 열기로 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군산시는 미공군 제8전투비행단 및 공군 38전대와 공동으로 10월31일부터 이틀동안 오식도동 새만금 산업전시관과 옥서면 미공군 군산비행장에서 에어쇼를 펼친다고 31일 밝혔다.
‘하늘과 땅, 바다가 어우러지는 더 큰 세상을 꿈꾸다’를 주제로 선보이는 이 에어쇼에는 시비 3억원이 지원된다. 시는 지난해 10월 자동차엑스포 기간 중 행사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개최된 에어쇼에도 2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10월4, 5일 한·미 공군합동 에어쇼에는 알래스카와 오키나와의 미 전투기가 참여하는 등 미국과 한국의 최첨단 전투기·수송기·헬기 등 20여대가 동원돼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에 대해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은 “경기침체로 서민이 고통받고 소외계층 지원비용도 모자라는 현실에서 전투훈련에 불과한 에어쇼에 돈을 쓰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 윤철수 사무국장은 “주한미군은 군산시 예산지원 없이도 해마다 자체적으로 기지를 공개하는 전투쇼를 펼쳐왔다” 며 “똑같은 전투훈련이 ‘에어쇼’로 포장됐을 뿐이므로, 오히려 비용을 미군기지 주변 소음피해 대책에 써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산시는 이번 에어쇼 개최를 계기로 이를 연례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에어쇼는 연말 새만금방조제 도로 개통을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군산 대외인지도 고양, 한-미 협조체계 강화 등 긍정적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 시민모임’은 지난해 12월, 군산시가 2007년 작성한 ‘중기 지방재정 계획’ 문건을 통해 2008년 10억원, 2009년 5억원, 2010년 7억원, 2011년 8억원, 2012년 10억원 등 5년 동안 모두 40억원을 미공군기 전투쇼에 지원하기로 계획했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