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독 증세를 보이는 만삭 임신부’
동산의료원 의료박물관
“고종황제 사는 궁안 진료소”
“고종황제 사는 궁안 진료소”
계명대 동산의료원 의료박물관은 9일 고종황제의 주치의였던 독일의사 리하르트 분쉬가 1901∼1905년에 촬영한 ‘임신중독 증세를 보이는 만삭 임신부’(사진)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산모의 얼굴과 머리 스타일, 황제 주치의의 진찰을 받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류층 여인으로 짐작된다.
의료박물관은 “이 한장의 사진을 통해 1900년 초 사용했던 링거액 병의 모양과 연결된 호스줄이 고무줄인 점 등 의료기기의 역사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소박한 당시 진료실 풍경과 건물의 창문이 아래로 열리게 된 전통적인 독일 건축양식도 엿볼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도 관장(산부인과 교수)은 “산더미처럼 부른 복부를 볼 때 쌍태아 이상의 임신이거나 복수가 많이 찬 중증 임신중독증 산모로 짐작된다”며 “이 당시 대담하게 노출한 상태로 사진을 촬영한 점도 흥미로우며, 목숨을 걸고 출산에 임한 당시 여성의 모습에 비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 촬영장소는 고종황제가 사는 궁안에 마련된 분쉬의 진료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쉬(1869∼1911)는 한국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광혜원을 설립한 호러스 알렌의 명성에 가려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1905년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숨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동산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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