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청원 통합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청원사랑포럼이 마련한 군민 대토론회에서 청원군민 3천여명이 통합 반대 뜻을 밝히고 있다. 청원군청 제공.
‘무대응’ 청원군수, 양쪽 의회에 논의창구 제안
청원주민·농업이단체 ‘통합반대’ 결의 진통 예고
청원주민·농업이단체 ‘통합반대’ 결의 진통 예고
충북 청주시의 일방적인 구애로 진행돼 온 청주-청원 통합 추진의 물꼬가 트였다.
그동안 통합 반대 뜻을 굽히지 않던 김재욱 청원군수가 15일 오후 두 자치단체 의회에 대화 창구를 마련해 주민 의견을 조율하는 방안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통합 논의 조율 기구를 제안한 김 군수는 “청주시는 정치적 목적을 떠나 청원군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통합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통합되더라도 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청주시의회는 16일 오전 청주·청원 통합 지원 전체위원회를 열어 김 군수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정했다.
고용길 시의회 의장은 “주민 대의 기관인 의회를 통해 통합 추진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김 군수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통합 조율 의원 수, 대화 방법, 장소, 내용 등 대부분을 청원군의회가 제시하는 대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장과 김충회 청원군 의장은 18일께 만나 통합 논의 방법과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 추진에 힘써온 ‘청원 청주 통합 군민추진위원회’와 ‘청원 청주 상생발전위원회’는 이날 오전 ‘도·농 복합 자족형 녹색도시’를 뼈대로 한 청원-청주 통합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통합 추진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주민참여와 자치가 실현되는 지방자치 모델 도시 등 7가지 통합 비전과 주민화합, 기득권 포기와 양보 등 4가지 통합 기본 원칙도 내놨다. 이들은 오는 29일까지 청주시와 의회가 통합 비전을 수용하면, 청원 청주 상생 발전 협약을 할 참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원사랑포럼이 충청대학에서 연 청원군민 대토론회에서 통합 반대 의견이 쏟아지는 등 두 자치단체 주민들의 뜻을 한 데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원군 14곳의 읍·면에서 모인 주민 3천여명은 ‘청원군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통합 추진을 좌시하지 않겠다’, ‘청주 청원 통합 반대 10만명 서명 운동에 동참한다’ 등의 다짐을 결의했다. 청원군 농업인단체협의회원들도 14일 통합 반대 결의를 하는 등 통합을 바라지 않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손갑민 청원사랑포럼 대표는 “군수의 제안은 청주시나 정부의 일방적이고, 졸속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거는 원론적인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장을 뺀 채 주민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통합의 당위성과 효과 등을 꼼꼼하게 따져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손갑민 청원사랑포럼 대표는 “군수의 제안은 청주시나 정부의 일방적이고, 졸속 통합 추진에 제동을 거는 원론적인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장을 뺀 채 주민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통합의 당위성과 효과 등을 꼼꼼하게 따져 통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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