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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울산시-장애인단체 예산증액 ‘정면 충돌’

등록 2009-09-23 21:35

협상 불발뒤 청사안 단식농성…경찰, 5명 연행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등 약속 불이행이 발단
울산시와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예산 증액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23일 업무방해와 퇴거불응 등의 혐의로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윤호·김영애·홍도식 공동대표 등 협상대표 5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를 대표해 22일 오후 1시 임명숙 울산시 복지여성국장을 면담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내년도 예산 증액 확정 등을 요구하며 오후 3시부터 복지여성국장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다.

시는 이들에게 퇴거를 거듭 요청했으나 농성이 계속되자 이날 밤 10시30분께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했고,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10시40분께 협상단 대표 5명을 건물 밖으로 끌어낸 뒤 경찰서로 이송했다. 시청 직원들은 1층에서 농성을 벌이던 30여 명의 장애인 학부모와 장애인단체 회원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학부모와 장애인단체 회원 3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2명은 퇴원했으며, 시청 여직원 2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밖으로 끌려나간 30여 명은 협상단 대표단이 붙잡혀 있던 중부경찰서를 찾아가 항의 농성을 한 뒤 시청으로 되돌아와 23일 오전까지 밤샘 농성을 벌였다. 이 단체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시청 남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시청 남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다 강제로 천막을 철거하던 남구청 직원들과도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정윤호 공동 대표와 엄균용 집행위원장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풀려났다.

울산시와 장애인단체간의 이같은 갈등은 지난해 10월 18개 장애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울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쪽에 보낸 공문이 발단이 됐다. 시는 당시 공문에서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의 활동을 돕는 도우미를 붙여주는 활동보조 서비스 시간을 갑절 가량 늘리고 장애인 전수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올해 예산이 동결된데다가 올해 추경예산마저 사실상 편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진벽 시 사회복지과장은 “내년 예산을 확정지으려면 의회의 승인 등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구체적인 증액 금액을 제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행정기관을 믿고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단체 언론담당 이형진씨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시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각종 축제에 몇백억원을 쏟아부으면서 장애인 예산은 쥐꼬리만큼 배정하는 것을 봐도 울산시의 장애인 행정실태를 알 수 있다”고 되받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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