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지하 3층 매표소와 개찰구 옆에 느닷없이 상가가 들어서자 시민들이 “문화시설이 들어설 공간에 상가를 분양해준 이유를 알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상인 반발…도시철도공사 “적자 늘어서”
“문화시설이 들어설 자리로 비워 놓은 공간을 느닷없이 상가로 분양해 버렸습니다.”
24일 오전 대구지하철 반월당역 지하상가인 메트로센터 쇼핑몰에서 시민들과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화를 참지 못한 채 대구도시철도공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미 입주한 상가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반월당역 지하 3층 매표소 옆 빈 공간을 최근 한 사업자에게 분양했다. 이 사업자는 이달말쯤 이곳에 옷가게를 내기 위해 현재 준비중이다. 점포가 들어서는 곳은 지하 3층 매표소 옆으로, 500㎡와 480㎡ 규모의 공간 두 곳이다. 이곳은 하루 수만명이 이용하는 매표소와 개찰구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 4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지하 2층에는 상가가 몰려 있다.
메트로센터 쇼핑몰 신영섭 상인회장은 “2층 상가구역에도 아직 분양되지 않은 빈 점포가 100여곳에 이르는데도, 굳이 지하 3층까지 상가를 분양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시민들이 오가는 길목에 옷가게를 낸다면 2층 상가도 영업에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발했다.
신 회장은 또 “지하 3층 매표소 옆 공간은 2005년 상가 분양 당시 도시철도공사에서 시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을 짓겠다며 여러 차례 약속한 적이 있다”며 “어떻게 하루아침에 약속을 뒤집을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진재희 전략사업부장은 “지하철 적자가 갈수록 늘어나 여유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뜻에서 점포를 분양했다”며 “분양받은 사업자가 점포 옆의 일부 공간을 활용해 11월말까지 별도의 문화시설을 꾸민 뒤 기부채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는 5년 기간으로 점포를 세놓기로 임대계약을 맺었으며, 이곳에서 한 해 7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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