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륜 충북지방경찰청장이 25일 충북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쌀을 구입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충북지방경찰청 등 쌀 수매
추수를 앞두고 남아도는 쌀 때문에 고민에 빠진 농민들을 도우려는 ‘쌀 나누기’가 지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충북지역은 2006년 5만1650㏊, 2007년 5만702㏊, 지난해 4만8802㏊, 올해 4만8257㏊ 등 해마다 벼 재배 면적이 줄고 있지만, 잇단 풍년으로 벼 생산량은 줄지 않고 있다. 2007년 23만3천t에 이어 지난해 25만1천t을 생산해 사상 최고량을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24만~25만t 정도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풍년 농사는 해마다 줄고 있는 쌀 소비량 때문에 오히려 농민들의 시름이 되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는 지난해 9월까지 벼 9700여t이 재고로 남았지만 올해는 1만4600여t이 창고에 쌓여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충북도연합회 등 농민단체 회원들은 지난 23일 오후 청주 상당공원에서 농민 대회를 열어 “정부의 쌀 수급조절 실패로 올해 벼 수매값이 지난해에 견줘 20%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벼 전량을 수매하고 값을 보장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선 농민 집회에 맞섰던 경찰이 쌀 수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5일 오후 농민단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천 등 지역에서 나는 쌀 250포대(10~20㎏)를 샀다. 박기륜 청장은 “농민들의 고민과 아픔을 나누려고 쌀을 샀다”며 “앞으로 시상 등에 쌀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농협은 28일 오전 20㎏짜리 1200포대(5400만원)를 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으며, 충북도청 직원들도 최근 음성군의회는 지역쌀 팔아주기 특별위원회를 꾸렸으며, 청주지역 주민자치위원회 등 직능단체들도 쌀 나누기 운동을 펴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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