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조각 같은 비석, 시 같은 비문…삶과 죽음 성찰하는 ‘죽음’

등록 2009-09-28 22:56

추석을 앞두고 경기도 성남과 수원에 이색적인 장묘 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시가지인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어온 분당메모리얼파크(옛 남서울공원묘원)는 최근 형형색색의 개성 있는 비석이 어우러져 마치 조각공원 같은 묘역(사진)을 만들어 공개했다. 4천여기 규모의 이 곳은 직사각형의 검은색 돌에 이름만 달랑 새기는 기존의 비석은 찾아 볼 수 없다.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여러 가지 색상의 돌을 깎아 만든 비석들 가운데는 붉은 색상도 있다.

현대 한국의 비석들이 죽은 사람들의 명패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이 곳에서는 산문이나 운문 형태의 글을 비석에 새겼다. 비문 가운데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 스님의 말도 있고, ‘삶은 자식을 위한 헌신으로 지치고 일그러졌으나 영혼이나마 나비가 되어 푸른 산과 청아한 바람 벗삼아 편히 쉬소서’라는 비문도 있다.

‘여기도 참 좋다’라는 비문을 보면 탄성이 절로 난다. ‘어머니 아버지 불러보고 싶습니다’라는 어느 자식의 절절한 독백이 담긴 비문은 코를 찡하게 한다. 서른여덟 살에 세상을 뜬 부인을 그리워하는 애달픈 편지 형식의 비문에서는 사랑이 묻어난다. 분당메모이얼파크 이규만 사장은 “혐오 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이라며 “이번 가을 이 묘역을 찾아 여행하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화장된 수원시 ‘연화장’에는 28일 3만위를 자연장으로 묻을 수 있는 유택동산(6300㎡)이 선을 보였다. 자연장은 자연에서 온 인간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장례 형식으로 화장한 유골을 수목이나 화초, 잔디 아래에 묻는 것이다. 추모객들을 위한 정자와 분수, 산책로 등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연화장 관계자는 “자연장은 환경과 주민 친화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용미리 제1묘지에, 인천시는 지난해 8월 인천가족공원에 각각 ‘자연장’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