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세대·계층 간 벽을 허물고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충북민예총 음악위원회가 지난해 연 민족음악회. 충북민예총 제공.
충북민예총 9일 ‘민족음악공연’
중남미·중국 등 소수민족민요 함께 선보여
랩·비트박스 버무린 장타령 등 실험무대도
중남미·중국 등 소수민족민요 함께 선보여
랩·비트박스 버무린 장타령 등 실험무대도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경계를 두되 대결과 단절이 아니라 서로 뿌리를 인정하는 순리의 표현이기도 하다.
내 것과 네 것, 내 편과 네 편의 양자택일만이 존재하는 현실을 넘어 공존과 소통이 자연스런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충북민예총 음악위원회의 젊은 소리꾼이 그들이다. 이들은 음악이 모든 경계·벽을 허물고, 누구와도 소통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9일 저녁 6시30분 청주 문화산업단지 바깥 무대에서 민족 음악 공연을 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주제는 ‘지나간 미래의 노래’다. 김강곤(39)음악위원장은 “반어법적인 주제는 아는 듯 모르는 듯 우리를 스쳐 지나가지만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라도 반드시 부르고 느껴야 할 민족의 노래들을 찾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이번 음악회에는 중남미, 중국 등 소수민족의 음악이 함께한다. 안데스 산맥의 전통 음악을 전파하고 있는 잉카 음악단 ‘시사이’가 눈에 띈다. 시사이는 1999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참석했다가 만난 에콰도르인 올란도와 페루인 하비에르, 라파엘 등으로 이뤄졌다. 20여종의 피리를 부는 올란도와 남미 전통기타 ‘자랑고’ 명인 하비에르, 소리꾼 라파엘은 강원도 산골에서, 전라도 완도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 남미의 선율을 전하고 있다.
청주대에 다니는 리우잉만(23)·딩밍신(22)·미쓰쓰(25) 등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의 전통 노래를 선보인다. 이들은 베이징 올림픽 시상식 반주음악으로 쓰였던 중국민요 ‘모리화’, 네이멍구 자치구 민족가요 ‘아오바오에서 만남’, 타이완 민요 ‘아리산 아가씨’ 등을 부를 참이다.
리우잉만은 “중국에서조차 조금씩 잊혀 가는 생소한 노래지만 마음만 열면 누구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나 중국이나 전통 음악의 뿌리는 같은 것 같다.”라고 했다.
권택중·김지영·노래패 민들레의 노래 등 지역 젊은 소리꾼들은 진도·밀양·상주·청주·영천 아리랑을 한 데 버무린다. 비트박스·랩과 섞은 장타령, 해금과 만돌린이 어우러진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 등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 무대도 마련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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