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희망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자전거도로 현장답사에 나서 얘기하고 있다. 익산 희망연대 제공
자전거도로 만드는 익산희망연대
탑천 7㎞ 시골길에 이정표 세우고 홍보물 배포
벌레 소리·별자리 체험 등 4계절 느낄 수 있어
탑천 7㎞ 시골길에 이정표 세우고 홍보물 배포
벌레 소리·별자리 체험 등 4계절 느낄 수 있어
“익산 하나로(도로이름) 밑으로 흐르는 탑천을 따라 미륵사지까지 자전거로 달리자.”
전북 익산 희망연대가 시민이 이용할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경강 지류인 탑천 주변의 농로인 이 도로는 익산 영등중학교 사거리에서 탑천을 따라 미륵사지까지 약 7㎞이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40분 갸량 걸린다.
이 농로를 자전거도로로 활용하자는 의견은 희망연대가 지난 6월 개최한 사회창안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다. 문종길(43) 익산고 교사가 제안을 했다. 문 교사는 “가족과 함께 탑천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 벌레 우는 소리를 듣고 밤하늘의 별자리도 볼 수 있는 등 도심에서 체험할 수 없는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가 있다”며 “하지만 이 길을 모르는 시민이 많아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는 7월부터 아이디어를 정리해 익산시에 전달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금강~만경강 물잇기 등 국비가 투입되는 중장기계획에 포함되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답변을 했다.
희망연대는 당장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추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현장답사를 거쳤다. 눈 앞에 펼쳐지는 경치는 너무 아름답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는 평지여서 아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노면이 정비되지 않은 곳이 아직 많았다. 이정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불편했다. 문 교사는 “유치원생도 이용할 만큼 좋은 도로이지만, 1㎞ 가량 포장 안 된 구간이 있어 사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희망연대는 우선 푯말 12개를 만들어 해당 구간에 세웠다. 시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이 자전거도로의 지도를 만들어 1000부를 배포했다. 인터넷 뉴스레터로도 3000명에게 보냈다.
시민들의 반응은 좋았다. 임형택 희망연대 사회창안팀장은 “익산엔 물이 없어 삭막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도심과 가까운 곳에 물과 어우러진 이런 길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는 답글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김정필 희망연대 대표는 “당장 큰 예산을 들이는 것보다 이정표 설치와 중간 휴식공간 조성 등 작은 것부터 이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산 희망연대는 시민들이 지역에 희망을 만들어가는 풀뿌리시민단체로, ‘맑은 물 붓기’와 같은 긍정운동을 실천하고자 2003년 10월 출범했다. 회원이 500여명으로 주부,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하다.
한편, 희망연대는 10월13·16·20·22일 오후 7시30분 모두 4차례 익산시 영등도서관에서 무료로 제6회 공동체 시민아카데미를 연다. 도종환, 최일도, 정관용, 임동창씨가 강의한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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