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로가 완성된 충주시 문화동의 벽화. 민족미술인협회 충주지부 제공
벽에 꽃이 피니 사람들 돌아오네…
청주수암골 성공 힘입어 지역전체 ‘확산’
청주수암골 성공 힘입어 지역전체 ‘확산’
충북지역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공공 미술이 지역 문화를 샘솟게 하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지역 공공 미술의 출발점은 청주 수암골이다. 충북민예총 화가들은 지난해 10월 ‘수암골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대표적 달동네 청주 수동을 지역 대표 문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무표정했던 골목의 벽에 그림과 글이 얹히면서 마을은 화색이 돌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주민들에게 풍물을 가르치고 전시회를 여는 등 수암골을 문화 사랑방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 마을 김종수(62)씨는 “공공 미술이 마을을 이렇게 바꿔 놓을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전국에서 온 어른·아이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사람 사는 마을이 됐다”고 했다.
보은군 회인면 중앙리에는 15일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버스 정류장이 선보였다.
민족미술인협회 충북지회 손순옥 회장 등의 솜씨다. 낡은 벽돌 정류장을 부수고 지은 유리 정류장은 마을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마을의 자랑인 오장환 시인의 시 ‘정거장’에 감 등 마을 특산물이 그림으로 어우러져 ‘시화 정류장’이 됐다. 밤에 주민들이 마루형 의자에 앉으면 자연스레 조명이 켜지면서, 운전사가 승객이 있음을 알게 하는 편의까지 더해졌다.
충주의 옛 도심 충주 문화동에도 거리 공공 미술관이 나타났다.
충주 민예총과 민족미술인협회 충주지부 김수정 사무국장 등 작가 10여명은 지난달부터 충주시 문화동 옛 여성회관 주변을 문화동과 문화가 아름다운 거리 ‘문화미로’로 바꿔 놓았다. 무채색 여관 벽은 충주의 상징인 물과 꽃 그림으로 탈바꿈했고, 거리 곳곳의 벽은 시민들의 평안을 바라는 십장생 등 그림과 설치 작품들이 자리 잡았다.
충북지방경찰청 유치장, 영동 시가지, 청주 금천동 거리, 청주 안덕벌 옛 연초제조창 벽 등에도 벽 그림이 등장하는 등 공공 미술이 지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손순옥 민미협 회장은 “도시, 옛 도심, 농촌에 이르기까지 공공 미술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며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작가들의 창작이 만난 공공 미술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손순옥 민미협 회장은 “도시, 옛 도심, 농촌에 이르기까지 공공 미술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며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작가들의 창작이 만난 공공 미술이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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