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가격 ‘최대변수’
울산에서 1년6개월 만에 3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아파트가 신규 분양에 들어가 분양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대한토지신탁은 16일 지하 2층~지상 33층 1280가구 규모의 울산 신정푸르지오 견본주택을 연다. 2012년 7월 입주 목표로 지을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최저 990만원에서 최고 1447만원으로 평균 1164만원이다.
대한토지신탁과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생태강으로 되살아난 태화강변과 가깝고, 울산시청과 남구청 등 행정기관과 교통·문화시설이 밀집한 지리적 이점에다, 1년 이상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이 여럿 있다. 먼저 분양가다. 이 아파트보다 먼저 분양한 이웃의 두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거나 비슷하다. 2006년 5월 3.3㎡당 최저 900만~최고 1295만원에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두산위브보다는 90만~152만원이 비싸다. 2007년 12월 3.3㎡당 1102만~1387만원에 분양한 중앙하이츠와는 비슷한 가격대다.
게다가 푸르지오보다 먼저 분양한 두 아파트는 분양가 거품 논란에다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계약률이 10%를 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두산위브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에다 뛰어난 조망권에 힘입어 계약률이 90%에 이르고 있다.
푸르지오는 또 두 아파트보다 조망권이 뛰어나지 못한 약점이 있다. 두 아파트가 태화강을 끼고 있는 반면에 푸르지오는 태화강에서 100m 이상 떨어져 있다. 바로 앞에 48층의 두산위브와 25층의 중앙하이츠가 가로막고 있어 푸르지오의 대다수 가구가 태화강의 빼어난 풍광을 볼 수가 없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거품 논란이 여전하고 경기 침체로 실수요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3.3㎡당 1000만원이 넘는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본다”며 “상대적으로 입지도 좋지 않아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남구 분양가심의위원회는 푸르지오의 분양가를 신청가격인 3.3㎡당 1185만원에서 21만원 정도 깎은 1164만원으로 정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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