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극 한마당’ 올해는 부산에서

전국 민족극 한마당 주요 행사 일정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마민주항쟁 30돌을 맞아 전국 각 지역 극단들이 부산에 모여 마당극의 진수를 펼친다.

사단법인 한국민족극운동협회는 22~25일 나흘 동안 부산 민주공원과 일터소극장에서 ‘2009 전국 민족극 한마당’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1987년 6월항쟁을 계기로 이듬해부터 시작해 올해로 22회째 맞는 이 행사는 민극협의 한 해 활동 성과를 결산하면서 전통연희에 기반을 둔 마당극의 진수를 선보이는 수준 높은 공연예술축제로 자리잡았다. (표 참조)

2009 전국 민족극 한마당에서 선보일 공연들. 맨 위부터 부산 극단 ‘자갈치’의 <영도다리>, 경남 진주 ‘큰들’ 문화예술센터의 <굿모닝 허도령>, 충남 공주 마당극단 ‘좋다’의 <미래가 사라졌다>. 전국 민족극 한마당 사무국 제공

올해엔 ‘사람 사는 세상-배우’를 주제로 한 부마항쟁 30년 기념공연을 개막굿으로 전국 15개 지역에서 27개 단체 및 개인이 28편의 작품을 공연한다. 이 가운데 공식참가작 12편은 민극협 회원단체들의 대표공연 가운데 배우들의 다양한 연기 형태를 담아낸 창작마당극을 중심으로 선정했으며, 자유참가작 13편은 민족극 한마당에 참가를 원하는 개인 및 단체들의 실험성 있는 창작작품들로 짜였다. 또 유순웅의 <염쟁이 유씨>, 볼리비아 인형극단의 <파란 눈>, 베네수엘라 극단의 <하얀 그림자> 등 1인 및 2인극 중심의 배우가 돋보이는 작품 3편도 초청작으로 무대에 올린다,

특히 영화 <친구>를 패러디해 용산사건 등 사회문제들을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내는 등 민극협 소속 극단 배우들의 촌철살인의 재치와 풍자가 번뜩이는 ‘촌극활인’과 중견 연기자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마당극 연기에 대한 이론 정립을 시도하는 세미나도 열려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전통연희 및 마당극의 아시아적 교류를 위한 학술 심포지엄과 세 작품 이상 관람한 ‘열혈’ 관객들과 함께하는 작품토론회, 부마항쟁 상황재현굿,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될 우려가 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풀어낼 부산풍물패연합의 가을굿 등 딸림행사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국 민족극 한마당은 처음 몇년 동안 각 지역을 돌다가 2001년부터 경북 성주에서 고정해 열어 왔으나 올해부터 다시 새로운 관객의 개발과 소통의 필요성에 따라 대도시 순회 개최 방식으로 돌아서 부마항쟁 30돌을 맞은 부산에서 열리게 됐다. 내년 행사는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동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