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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골프연습장이 뭐기에…

등록 2005-05-31 21:52

경기 서종초등, 학부모 찬-반 격화
어른들 싸움에 동심도 편갈려 상처

“골프연습장이 뭐기에 마을 쪼개놓고, 아이들 마음마저 찢어놓는지….”

경기 양평군 서종면 서종초등학교에 골프연습장을 짓는 문제(?한겨레 3월15일치 12면)를 놓고 의견이 나뉜 학부모들이 어린이들의 등·하굣길에 상대방을 비난하는 펼침막을 내거는가 하면 이를 형사고소하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학교는 2003년 10월 학생 특기적성교육을 위한 골프연습장 건설을 결정하고 교육청에서 1억4천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당시 학교 쪽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데다 북한강 조망권을 침해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도 발목이 잡혔다.

이에 일부 학부모운영위원들이 골프연습장 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게 자연·예술 체험학습장을 짓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때부터 학부모들이 1년 넘게 골프연습장과 체험학습장으로 나뉘어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 5명과 지역위원 1명을 뽑는 선거에서 골프연습장 건설에 반대하는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이들은 이어 지난 3일 ‘골프연습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예산을 교육청에 반납하자’는 결의문을 운영위원회에 냈고, 연습장 건설 강행 방침을 세운 교장 등 교사위원들이 모두 퇴장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연습장 건설 찬성쪽 학부모들은 지난 9일 ‘독선적으로 연습장 건설을 반대하는 현재 운영위원들을 학부모 대표기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학교 앞과 마을 곳곳에 붙이고 유인물까지 뿌렸다. 유인물에는 “연습장 건립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학교 예산이 삭감됐고, 운영위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학교급식 납품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발끈한 운영위원들은 명예훼손 혐의로 유인물을 뿌린 학부모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고소당한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에 운영위원을 비난하는 펼침막을 내걸어 감정싸움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처럼 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깊어가면서, 이 학교 어린이들도 골프연습장을 놓고 자신들의 부모 처지에 따라 편이 갈리는 등 갈등의 싹이 돋기 시작했다고 일부 주민들은 우려했다. 양평교육청 관계자는 “작은 동네에서 대자보가 붙는 등 어른들이 계속 감정적으로 대립하면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온다”며 “양쪽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초등학교는 양수리를 끼고 있는 북한강 주변의 경관이 수려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6학급에 229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양평/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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