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진 대구교육위원 “다른 과목·업무 맡아”
1인당 수백~수천만원 지원…예산 낭비 비판
1인당 수백~수천만원 지원…예산 낭비 비판
2007년 이후 2년 동안 대구시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사 4명을 외국에 유학 보냈다. 이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포틀랜드주립대, 텍사스주립대 등 4곳에서 2년 동안 1인당 8천여만원 이상의 예산을 받아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2명만 현재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나머지 2명은 학급 담임만 맡고 있다.
6개월 동안 영어 심화연수를 다녀온 초등학교 교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동안 심화연수를 다녀온 교사 41명 가운데 현재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는 22명이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겨 버렸다.
영어 심화연수는 6개월 과정으로 5개월은 국내 대학에서 영어를 배우고, 한달은 미국 현지에 가서 영어 공부를 한다. 올해에도 15명이 이미 심화연수를 다녀왔으며, 15명은 연수를 받고 있는 중이다. 시교육청은 이들 교사들에게 1인당 1300만원을 지원하고, 이들을 대신해 수업을 할 대체교사를 뽑았다.
대구시교육위원회 정만진 위원은 2일 “시교육청이 아무런 계획 없이 초등학교 교사들의 영어연수를 추진하는 바람에 많은 예산을 들여 영어연수를 다녀온 교사 가운데 절반이 영어와 관련 없는 업무를 맡고 있다”며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2008년 한 해 테솔(TESOL)이라고 하는 국내연수를 다녀온 교사 30명 가운데 현재 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맡고 있는 교사는 16명뿐이다. 테솔은 교사들이 겨울방학과 여름방학을 이용해 6주 동안 국내 대학에서 연수를 하며, 1인당 250만원을 지원받았다.
정 위원은 “시교육청은 국민들의 혈세인 예산으로 국내든 국외든 영어연수를 다녀온 유능한 교사들이 반드시 학교 현장에서 영어 과목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영어담당 최수환 교육연구관은 “자체 점검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부터는 영어 심화연수를 다녀온 초등학교 교사들이 5년 동안 일선 학교에서 영어를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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