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대학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아기곰을 퀵보드에 태우고 있다. 대경대학 제공
동물조련이벤트과서 키워
퀵보드 타고 강의들어 ‘인기’
퀵보드 타고 강의들어 ‘인기’
2일 오전 8시30분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맞춰 경북 경산시 자인면 대경대학 캠퍼스에 아기곰 세마리가 나타났다.
퀵 보드를 타고 간단한 운동을 한 뒤 두발로 걷고 뛰는 재주를 선보였다. 박수와 함께 학생들의 칭찬이 쏟아지자 아예 두손을 높이 들고 두발로 척척 걷는다. 이어 아기곰 세마리는 제자리에서 춤을 추듯 뱅그르르 두바퀴를 도는 재주까지 곁들였다. 학생들은 신기함에 놀라 탄성을 질러댔다.
이 곰 세마리는 이 대학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이 조련하는 동물이다. ‘대경이’(수컷 8개월), ‘배아제’(수컷 9개월), ‘대학이’(암컷 9개월)라는 이름도 붙여 줬다. 대경대학은 “생후 2개월에 경기도 용인의 곰 테마파크에서 데려온 뒤 학교 안 동물원에서 키워 오다 최근 조련기술을 훈련하기 위해 캠퍼스를 산책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곰 세마리는 오전에 캠퍼스를 한바퀴 돌고 나면 사과와 건빵, 오이 같은 간식을 먹는다. 하루 3∼4차례 한번에 1시간씩 학교 안을 산책하며 학생들과 한데 어울려 재롱을 부리고 하루 세끼 식사는 모두 분유를 마신다. 뿐만 아니라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과 함께 섞여 강의도 듣는다.
아기곰 중 ‘대학이’조련을 맡고 있는 박병규(20·1년)씨는 “하루가 다르게 재주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신기할 뿐”이라며 “세계적인 조련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학과 김명학 교수는 “캠퍼스를 맘껏 다니는 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대학의 큰 자랑거리”라며 “동물조련과 학생들의 전문성을 높여 취업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학은 2007년에 국내 처음으로 동물조련이벤트과를 개설했다.
대경대학은 아기곰 외에도 원숭이, 앵무새, 양, 거북이 등 20여종류의 동물이 등장하는 공연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노인과 장애인, 유치원 어린이 등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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