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금천동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5일 오전 금천동 예술의 거리에서 동물 벽화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주민참여 ‘공공미술’ 뜨는 청주 금천동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은 마을 전체가 미술관이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미치는 곳마다 그림이 따라다닌다.
금광이 있었고, 개울에서도 금을 채취했다는 뜻을 담은 ‘쇠내울’, ‘쇠내개울’ 등으로 불렀던 마을은 한때 영세민들이 몰려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90년대 택지 개발과 함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청주에서 손꼽는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유명인 벽화에 초등생 그림까지 ‘동네명물’
지역민들 직접 작품 그려…타지역서 견학도 아파트 숲이 들어서면서도 마을은 무채색이었다. 상가와 주점 등의 불빛은 눈을 어지럽게 할 뿐 마음을 끌지 못했다. 이런 마을이 요즘 색을 입고 있다. 금천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화가 공무원’ 이인수(46·행정 7급)씨의 몫이 컸다. 공무원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씨는 틈틈이 붓을 들고 아파트 벽 등에 그림을 그렸다. 아름다운 청주 그림 사랑회와 충북구상작가회 등도 벽과 거리를 도화지 삼아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금천동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지금은 희망근로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도 붓을 들고 있다. 이들의 붓이 지나간 장자로는 꽃과 요정의 거리가 됐다. 형형색색의 꽃과 요정들이 왕궁을 안내하듯 280m 거리에 내려앉았다. 부모들이 바닥을 보느라 걸음을 멈춘 아이들의 팔을 끌어 보지만 이내 함께 바닥 그림을 보려고 풀썩 앉는다. 장자로가 끝나는 아파트 벽은 산과 들, 바다 그림이 이어지고 있다. 장자마을 아파트 샛길은 예술의 거리가 됐다. 거리 갤러리에는 이인수씨의 ‘선유동 계곡’ 등 6점이 걸렸다. 그림을 보며 20m 정도 걸으면 타일 벽화가 나온다. 금천초·동주초·혜원학교 등 마을에 있는 학교 학생들의 티없는 작품 240점을 타일에 구웠다. 보리작가 박영대씨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 200점도 구워 벽에 설치했다. 서강덕(49) 동장은 “그림에 이름까지 넣어 적어도 20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보며, 마을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술 거리 끝자락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연아·박지성·박태환·장미란 선수, 배우 배용준씨 등 ‘대한민국을 빛낸 사람들’ 벽화가 자리잡고 있다. 실물과 다름없는 대형 그림(가로 1.6m, 세로 1.8m)은 사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 길 가운데에는 어린이들에게 박지성·김연아보다 더 인기를 끄는 대형 동물벽화(가로 11m, 세로 2m)와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바뀌는 독도 입체 벽화가 등장해 새 명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26일 광주 송정1동에서 견학을 한 데 이어 오는 9일 부천시 주민자치위원들이 방문하기로 하는 등 전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지역민들 직접 작품 그려…타지역서 견학도 아파트 숲이 들어서면서도 마을은 무채색이었다. 상가와 주점 등의 불빛은 눈을 어지럽게 할 뿐 마음을 끌지 못했다. 이런 마을이 요즘 색을 입고 있다. 금천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화가 공무원’ 이인수(46·행정 7급)씨의 몫이 컸다. 공무원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씨는 틈틈이 붓을 들고 아파트 벽 등에 그림을 그렸다. 아름다운 청주 그림 사랑회와 충북구상작가회 등도 벽과 거리를 도화지 삼아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들은 금천동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지금은 희망근로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도 붓을 들고 있다. 이들의 붓이 지나간 장자로는 꽃과 요정의 거리가 됐다. 형형색색의 꽃과 요정들이 왕궁을 안내하듯 280m 거리에 내려앉았다. 부모들이 바닥을 보느라 걸음을 멈춘 아이들의 팔을 끌어 보지만 이내 함께 바닥 그림을 보려고 풀썩 앉는다. 장자로가 끝나는 아파트 벽은 산과 들, 바다 그림이 이어지고 있다. 장자마을 아파트 샛길은 예술의 거리가 됐다. 거리 갤러리에는 이인수씨의 ‘선유동 계곡’ 등 6점이 걸렸다. 그림을 보며 20m 정도 걸으면 타일 벽화가 나온다. 금천초·동주초·혜원학교 등 마을에 있는 학교 학생들의 티없는 작품 240점을 타일에 구웠다. 보리작가 박영대씨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 200점도 구워 벽에 설치했다. 서강덕(49) 동장은 “그림에 이름까지 넣어 적어도 20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보며, 마을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술 거리 끝자락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연아·박지성·박태환·장미란 선수, 배우 배용준씨 등 ‘대한민국을 빛낸 사람들’ 벽화가 자리잡고 있다. 실물과 다름없는 대형 그림(가로 1.6m, 세로 1.8m)은 사진 찍는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 길 가운데에는 어린이들에게 박지성·김연아보다 더 인기를 끄는 대형 동물벽화(가로 11m, 세로 2m)와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바뀌는 독도 입체 벽화가 등장해 새 명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26일 광주 송정1동에서 견학을 한 데 이어 오는 9일 부천시 주민자치위원들이 방문하기로 하는 등 전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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