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은 그대로 두고 생산직 절반 자르겠다니…”
“해고 강행땐 옥쇄파업”
“해고 강행땐 옥쇄파업”
광주 하남공단의 에어컨 제조사인 캐리어㈜가 대규모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캐리어에어컨지회는 지난 4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미관광장에서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구조조정 저지, 캐리어자본 규탄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사쪽과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노쪽이 대치 중”이라며 “노사 대립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기 전에 광주시가 중재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 시민 홍보와 선전 활동, 캐리어 규탄집회를 지속하고 정리해고가 다가오면 공장 안에서 옥쇄파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런 반발은 캐리어㈜가 지난달 14일 공장 존립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직 노동자 28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에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이 방침이 나온 뒤 73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나머지 대상자의 선정작업이 내부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불안감이 높아졌다.
사쪽은 구조조정의 이유를 “광주공장의 생산단가는 태국공장의 4배, 인도·필리핀공장의 8배에 이른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생산물량이 5년 전의 35% 수준으로 줄어 한해 넉달은 생산을 멈춰 5년 동안 계속 적자를 봤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인원도 임직원 740명 중 37.8%인 280명이며, 대상자 선정은 노쪽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노쪽은 “2006년 노동자 1113명 중 33.5%인 373명을 줄인 지 3년 만에 광주공장 생산직 노동자 503명 중 55.6%인 280명이 거리로 내몰릴 상황”이라며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한테 떠넘겨 정규직을 자르고 외주를 주거나 하도급을 추진하겠다는 음모”라고 반발했다. 특히 경영에 책임이 있는 임원과 간부는 그대로 두고 생산직만을 무더기로 정리하려는데 분노했다.
캐리어는 1985년 12월 대우전자와 미국 캐리어가 합작한 자본금 50억원의‘대우캐리어’로 출범해 이듬해 광주 하남공단에 공장을 세웠다. 이 회사는 2000년 5월 대우 지분이 캐리어로 넘어가며 이름으로 바뀌었고, 현재 주식은 미국계 다국적기업 유티시(United Technologies International Corporation ) 계열사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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