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학마을’ 송전선로 설치 논란
철새 200여마리 도래지…한전 “대안 없어 불가피”
백로·왜가리 등 철새 서식지에 송전선로 건설이 추진되면서 주민 등이 반발하고 있다.
한전 중부건설처(제천건설소)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강원도 평창군 재산리 일원에 ‘횡계~평창 간 송전선로(154㎸) 건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계 부하에 대비한 복선화 공사로 총길이 30㎞ 정도를 건설하게 된다.
공사가 추진되는 재산리 구간은 해마다 중대백로·왜가리 등 철새들이 찾아 서식하는 곳이어서 ‘학이 사는 마을’로 알려져 있다.
주민 등이 공사 계획 철회나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이 마을에 사는 재산리 철새보호회 정설교 회장은 “지역의 명소이자 자산인 철새 서식지를 훼손하는 공사 강행은 안 된다”며 “철새 서식지 외곽으로 이전해서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창군 환경과 최병민씨는 “1994~2004년까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하다가 재산권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보호구역으로 재지정되지 않았지만, 올해도 철새 200여마리가 찾아와 서식하는 곳이어서 보존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한전 쪽에 대안·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처(제천건설소) 김영배씨는 “송전선로 우회 건설, 외곽 이전 등을 위해 정 회장 등 주민에게 대체 부지 매입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제 공사 추진이 불가피하지만 철새들의 서식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철새들의 모니터링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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