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 사업 참가자들이 전주시 한옥마을 입구에서 수문장 모습을 한 채 근무를 서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시의 이색 ‘희망근로’
전북 전주시 교동·풍남동 한옥마을에는 지난 6월부터 ‘순라군’이 나타났다. 순라군은 조선 때 도둑이나 화재 등을 경계하기 위해 밤에 궁궐 주변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이다. 또 조선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가 걸린 경기전을 지키는 수문장도 새로 등장했다.
순라군과 수문장으로 취직한 이들은 사실 전주시의 희망근로 참가자들이다. 전체 인원은 30여명인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6명이 한 조인 순라군은 3개 조인데, 경기전~오목대~한벽루~풍남문 등 한옥마을 주변을 돌면서 관광과 주차 안내, 방범 활동을 하고 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는 다양하며, 대여섯명은 여성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포졸 복장에 나무칼을 찬 이들과 함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역시 한 조가 6명으로 2개 조로 이뤄진 수문장은 경기전의 문 3곳을 2명씩 나눠 지킨다.
순라군 팀장 이정옥(48)씨는 “처음에는 좀 쑥스러웠지만 우리 고장의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뿌듯해했다. 김진아(34)씨도 “일이 재미있고 보람도 있어 계속 이곳에서 포졸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시 문화재담당 김인수씨는 “일단은 11월15일까지만 운영하지만, 워낙 시민들의 반응이 좋고 희망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높아 내년에도 이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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