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월하노인’ 도와줄 곳 없나요
‘중매쟁이’ 혜철스님, 결혼운동 지원요청에 ‘야속한’ 답변만
전국의 노총각·노처녀, 이혼 경험자 등의 인연을 이어주고 있는 ‘중매쟁이 스님’ 옥천 대성사 주지 혜철 스님이 편지를 썼다.
스님의 편지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정우택 충북도지사, 한용택 옥천군수 등에게 배달됐다. 편지에 “결혼을 해 아이를 낳겠다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이들이 더 이상 실연에 빠지지 않고 새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고 썼다. 편지 말미에 여성 노동자가 많은 기업체 등과 자매결연, 결혼 관련 교육·상담, 차량지원, 결혼 정책 지원 등도 부탁했다.
발신 일주일만인 지난 6일 옥천군, 이주일만인 13일 충북도에서 답장이 왔다. 전 장관의 답신은 아직 없었다.
옥천군은 미혼의 여성 노동자가 일하는 기업이 없어 자매결연은 어렵고, 교육·상담은 시민단체나 대성사에서 하는 게 적절하고, 정책 지원은 앞으로 검토하겠다는 답을 보냈다. 충북도는 자매결연, 교육관련 답은 없었고, 차량지원은 옥천군수와 협의하고, 결혼 정책은 범도민 운동으로 추진하겠다는 답장을 보냈다.
스님은 “사찰에서만 결혼 운동을 이어가는 데 힘이 부쳐 도움을 청했는데 거절해 섭섭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2005년 2월부터 지금까지 407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200쌍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중이다. 지금도 5600여명이 ‘옥천 대성사 선남선녀 따뜻한 만남’카페(cafe.daum.net/dasungsa)에 가입해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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