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선 이전 놓고 주민·전문가 7백여명 설문
“결론 뻔한 면피성 조사…갈등만 부치길 것” 비판
“결론 뻔한 면피성 조사…갈등만 부치길 것” 비판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공항 이전을 두고 갈등이 다시 일자 정부가 여론조사에 나섰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한국공항공사가 19~25일 1주일 동안 광주에 사는 20~60살 시민 700명과 행정·경제·연구 분야 전문가 70명 등 770명을 대상으로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운영을 두고 여론조사를 한다”고 16일 밝혔다. 조사할 내용에는 무안공항의 거점공항 육성과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 이전에 대한 찬반이다. 결과는 30일 국토해양부로 보고돼 정책판단 자료로 쓰이게 된다.
이번 조사는 감사원이 인접한 거리에 두 공항을 운영하면서 적자가 커진 만큼 예산 절감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한데 따라 이뤄진다. 지난달 광주지역 관광업체들이 광주공항의 국제선 재취항을 촉구하는 단체를 만들면서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한 것도 배경이 됐다.
이에 대해 정부가 국가 사무인 공항운영에 관한 정책결정을 미룬 채 시·도 협의와 여론 조사 등으로 혼란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도가 공항 운영을 두고 몇해째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은 채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도 공무원들은 “정부가 결론이 뻔한 여론조사로 면피를 하려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시·도 사이의 갈등만 부추기게 된다”고 우려했다.
시는 “무안으로 이전한 국제선이 탑승자가 줄면서 2년 만에 대부분 폐지됐다”며 “반도체 수출과 주민의 편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2014년 호남고속철이 개통되면 국내선의 이전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2006년 11월 세워진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광주공항의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 이미 결정됐다”며 “이른 시일 안에 국내선을 무안으로 이전하지 않고 두 공항 체제를 유지하면 공멸한다”고 주장했다.
애초 시·도는 2007년 11월 무안공항 개항 때 대립을 빚다 모호한 합의를 했다. 광주공항의 국제선은 즉시 이전하고 국내선은 항공수요를 판단해 이전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기를 못박지 않은 이전 합의 때문에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두 공항의 운영적자가 해마다 늘어난 것이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흑자를 기록했던 광주공항은 2008년 11억6500만원, 2009년 18억원(추정액)의 적자로 돌아섰고, 무안공항은 2008년 71억원, 2009년 7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현재 국내선 하루 운항 편수는 광주공항이 15편, 무안공항이 1편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이번에는 두 공항의 운영적자가 해마다 늘어난 것이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흑자를 기록했던 광주공항은 2008년 11억6500만원, 2009년 18억원(추정액)의 적자로 돌아섰고, 무안공항은 2008년 71억원, 2009년 72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현재 국내선 하루 운항 편수는 광주공항이 15편, 무안공항이 1편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