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19일 토론회
#1. 에이즈에 감염된 김아무개씨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병원 정신과에 입원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다른 환자와 구별되도록 입원실 밥그릇까지 다른 색깔을 사용해 우울증이 더 심해지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 회사원 이아무개씨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에이즈 감염 사실이 알려진 뒤 사무직에서 생산직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후 계속되는 동료들의 쑥덕거림과 불평등한 처우로 직장을 그만뒀다.
편견과 차별, 인권 유린을 당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온 에이즈 감염인들이 우리 사회를 향해 작은 손짓을 내밀었다. 19일 오후 3시 대구문화방송 7층 강당에서 열리는 ‘에이즈 감염인 인권 증진 토론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권혁장 대구사무소장과 정정훈 변호사 등이 주제 발표를 통해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또 에이즈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경북대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가 ‘에이즈 감염인의 의료 접근권 보장과 치료’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에이즈 감염인 인권단체인 ‘카노스’ 강석주 대표가 인권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에이즈 감염인들의 생활상을 전한다. 에이즈 감염인 단체는 카노스 외에도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는 ‘러브포원’,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카프’등이 눈에 띄인다. 대구 지역에서는 요양쉼터 출신의 감염자 10여명으로 구성된 ‘자조모임’도 활동하고 있다.
토론회를 마련한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지영 사무국장은 “에이즈 감염인 대부분은 어느 날 감염 사실에 놀라 속으로만 울다가 끝끝내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채 홀로 짐을 싸서 집을 나온다”며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 인권 유린이 감염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에이즈 감염 인구는 6500여명을 웃돌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의 감염인은 전체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053)742-5448.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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