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포스코건설 사업계획 미흡’ 우선협상자 최소
포스코 소송 냈지만 승소해도 땅값 올라 추진 힘들듯
포스코 소송 냈지만 승소해도 땅값 올라 추진 힘들듯
경기도 성남 분당과 판교 새도시 사이의 녹지인 ‘백현유원지’ 조성사업이 사실상 백지화할 것으로 보인다. 백현유원지 조성사업은 분당구 정자동 1, 3-1번지 시유지 21만413㎡를 민간업체에 팔아 특급호텔을 갖춘 대규모 레저단지로 개발하는 것인데, 수천억원대의 개발이익이 예상돼왔다.
성남시는 백현유원지 조성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인 군인공제회·㈜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지난 4월22일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시는 2002년 4월 사업시행자 민간제안 공모를 통해 애초 ㈜태영 컨소시엄을 1차 우선협상 대상자로 뽑았다. 그러나 당시 태영이 유원지에 들어갈 수 없는 실버타운을 사업계획에 포함했다는 이유로 사업자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2순위였던 포스코건설이 2005년 8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시와 협상을 벌여왔다.
시는 그러나 “포스코건설 쪽이 재원조달 계획과 투자비 등 재무분석을 제대로 내놓지 않았고, 유원지 안에 들어설 콘도 등 시설의 세부 사업계획도 미흡하다”며 “사업 추진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협상 종결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22일 우선협상 대상자 취소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다.
현재로서는 유원지 조성 사업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2002년 사업자 공모 때는 이 곳의 공시지가가 735억여원이었지만, 2009년 1월 공시지가는 1921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2002년 사업자 공모 때 땅값을 당시 공시지가와 비슷한 795억원, 순이익 예상금을 2167억원으로 잡았으나, 현재 땅값으로는 이런 이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소송 결과에 봐야 하겠지만, 오른 토지가격을 포함해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자하는 민간 사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땅은 지난 1999년 성남시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감정평가액의 50%를 주고 헐값에 사들인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새도시 사이에 남은 마지막 녹지를 유원지가 아닌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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