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인애어린이집의 건물 외벽에 황토를 바르며 즐거워하고 있다. 인애어린이집 제공
‘기술 나눔’ 울산라이온스클럽
건축업계 몸담은 회원들
장애인 보육시설 찾아가
전기·수도·인테리어 공사 장애아동 전문 보육시설인 인애어린이집(울산 북구 천곡동)에 다니는 7살 나림(뇌병변 1급)이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교실 밖으로 갔다. 하지만 나림이는 이제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나림이가 볼 일을 볼 때마다 교실을 비우고 화장실 앞에서 20~30분을 기다려야 했던 선생님도 교실에서 다른 아이들과 늘 함께 있을 수 있다. 얼마 전 교실 안에 화장실이 하나 더 마련됐기 때문이다. 교실 안에 화장실을 마련해 준 곳은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인애어린이집을 직접 수리하고 있다. 외부에 돈을 주고 수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전기·수도·인테리어 등 주택과 관련한 업종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원들이 짬을 내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회원들이 한 일을 외부에 맡기면 자재비를 포함해 1000만원이 넘는다. 작업은 오후 4시 이후에 한다. 아이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회원들은 어린이집이 쉬는 토·일요일에 작업을 한다. 일부 회원들은 일과를 마친 뒤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일요일 직원 3명을 데리고 전기시설을 고쳤던 ㈜삼보 대표 신종선(45)씨는 “기회가 없어서 남을 돕지 못했는데 회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니 너무 기쁘다”며 “내가 조금만 시간을 내면 장애아들이 좀 더 나은 여건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손길이 미치면서 어린이집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어둑하던 실내는 훨씬 밝아졌고 차가운 학부모 대기실 바닥에는 보일러와 패널이 설치되면서 따뜻해졌다. 수압이 약해 적게 나오던 수돗물은 시원스럽게 나오고, 밖이 잘 보이지 않던 유리창은 새 것으로 바뀌었다. 때가 묻고 비가 새던 건물 외벽은 친환경 황토로 말끔히 단장됐다. 1965년 설립된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재능나눔 1%, 사랑충전 100%’ 구호 아래 몸소 노력 봉사에 나선 것은 성금을 내거나 물품을 구입해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는 라이온스클럽들의 관행적인 봉사방법에서 벗어나자는 뜻에서다. 김종곤 회장은 “성금을 거둬 외부에 작업을 맡기는 것이 편할 수 있겠지만 참 봉사의 의미를 살리자는 뜻에서 기술을 가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땀을 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운찬 인애재단 대표는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평소에도 후원계좌를 통해 성금을 내고 세탁기 등 생필품들을 기증하고 있지만 기증과 기부 중심의 봉사 관행을 깨고 직접 소매를 걷고 나선 것이 매우 신선하다”며 “1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장애인 보육시설 찾아가
전기·수도·인테리어 공사 장애아동 전문 보육시설인 인애어린이집(울산 북구 천곡동)에 다니는 7살 나림(뇌병변 1급)이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교실 밖으로 갔다. 하지만 나림이는 이제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나림이가 볼 일을 볼 때마다 교실을 비우고 화장실 앞에서 20~30분을 기다려야 했던 선생님도 교실에서 다른 아이들과 늘 함께 있을 수 있다. 얼마 전 교실 안에 화장실이 하나 더 마련됐기 때문이다. 교실 안에 화장실을 마련해 준 곳은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인애어린이집을 직접 수리하고 있다. 외부에 돈을 주고 수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전기·수도·인테리어 등 주택과 관련한 업종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회원들이 짬을 내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회원들이 한 일을 외부에 맡기면 자재비를 포함해 1000만원이 넘는다. 작업은 오후 4시 이후에 한다. 아이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회원들은 어린이집이 쉬는 토·일요일에 작업을 한다. 일부 회원들은 일과를 마친 뒤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일요일 직원 3명을 데리고 전기시설을 고쳤던 ㈜삼보 대표 신종선(45)씨는 “기회가 없어서 남을 돕지 못했는데 회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니 너무 기쁘다”며 “내가 조금만 시간을 내면 장애아들이 좀 더 나은 여건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의 손길이 미치면서 어린이집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어둑하던 실내는 훨씬 밝아졌고 차가운 학부모 대기실 바닥에는 보일러와 패널이 설치되면서 따뜻해졌다. 수압이 약해 적게 나오던 수돗물은 시원스럽게 나오고, 밖이 잘 보이지 않던 유리창은 새 것으로 바뀌었다. 때가 묻고 비가 새던 건물 외벽은 친환경 황토로 말끔히 단장됐다. 1965년 설립된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재능나눔 1%, 사랑충전 100%’ 구호 아래 몸소 노력 봉사에 나선 것은 성금을 내거나 물품을 구입해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는 라이온스클럽들의 관행적인 봉사방법에서 벗어나자는 뜻에서다. 김종곤 회장은 “성금을 거둬 외부에 작업을 맡기는 것이 편할 수 있겠지만 참 봉사의 의미를 살리자는 뜻에서 기술을 가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땀을 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운찬 인애재단 대표는 “울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평소에도 후원계좌를 통해 성금을 내고 세탁기 등 생필품들을 기증하고 있지만 기증과 기부 중심의 봉사 관행을 깨고 직접 소매를 걷고 나선 것이 매우 신선하다”며 “1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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