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원, 익산시 전 간부 수뢰혐의 “증거 부족”
전주지법선 돈 건넨 공무원에 징역8월·집유 2년
전주지법선 돈 건넨 공무원에 징역8월·집유 2년
법원이 승진 사례비 명목의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북 익산시 한 간부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으나, 이 간부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익산시 전 비서실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재규)는 3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를 받고 있는 익산시 전 비서실장 이아무개(41)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지난 20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사재판에서 유죄인정은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증거에 의해야 한다”며 “이 전 비서실장이 승진 사례비 명목으로 박아무개(57) 전 국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국장이 3000만원을 식당 앞에 주차된 자신의 차 뒷자석에 노란 보자기로 싸서 보관한 다음, 현금을 꺼내어 이 비서실장의 차 조수석에 놓아 주는 방법으로 건넸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경험칙에 비추어 (진술을) 믿기 어려운 점이 있는 등 지급 경위와 방법 등이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수사자료 등을 보면, 박 전 국장은 자신의 손아래 동서로부터 받은 돈(4000만원)을 익산시의회 한 의원에게 준 것으로 추측되고, 이 전 실장에게는 줄 자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전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차문호)는 승진 사례비로 3000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익산시 박 전 국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지난달 30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전 국장이 초범인데다 범행을 자백한 뒤 반성하고 있으며, 뇌물제공이 승진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되는 공무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 전 국장은 2009년 1월16일 서기관(4급)으로 승진한 뒤, 1월21일 점심때 익산시 인북로 주변 ㅇ식당에서 이 전 비서실장을 만나 3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박 전 국장은 지난 5일 해임됐다.
이 전 실장은 익산시장과 고교 동문이라는 인연 등으로 2007년 1월 비서실장으로 임명됐고,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7월 직권면직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이 전 실장은 익산시장과 고교 동문이라는 인연 등으로 2007년 1월 비서실장으로 임명됐고, 사건이 불거지자 지난 7월 직권면직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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