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실 평면도
‘호화 청사’ 논란 성남시장실 가보니…
꼭대기층에 준비실·민원실 나란히…노는 공간 많아
일부 잡기는 재활용…이 시장 “크지만 호화 아니다”
꼭대기층에 준비실·민원실 나란히…노는 공간 많아
일부 잡기는 재활용…이 시장 “크지만 호화 아니다”
23일 오전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경기도 성남시청 새청사 9층 시장실. 시장과 몇몇 보좌진이 상주하는 공간이지만, 규모가 지나치게 커 호화 논란의 빌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미군 전투기 ‘스텔스’ 모양으로 지어진 새 청사의 시장실은 앞에서 볼 때 오른쪽 날개 끝 부분에 해당된다.(사진) 시장실에 들어서자 110㎡의 고충처리민원실이 나타났다. 공무원들의 책상과 소파가 놓여 있었고 왼쪽 창문을 배경으로 상담실장(비서실장)실과 상담실이 보였다.
초등학교 교실 한 개 크기가 68㎡인 점을 고려하면 실장을 포함해 4~5명이 일하는 공간치고는 지나치게 넓었다. 81㎡의 비서실도 의전담당 공무원과 운전기사, 여직원 등 5~6명의 보좌진이 있어 고충처리민원실보다 상대적으로 비좁아 보였지만, 노는 공간이 많았다.
이곳을 지나자 92㎡의 시장 집무실이 나왔다. 집무실 안에는 예전처럼 화장실(22㎡)과 내실(16㎡)도 있었다. 골목길처럼 좁다란 너비 80㎝가량의 통로를 지나니 집무실 외벽 끝자락에 화장실이 있었고, 1인용 침대와 책상이 놓인 내실 벽에는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사진이 들어간 직위표가 붙어 있었다. 이런 시장실 전체 공간은 282㎡에 이른다. 행정안전부 지방청사 설계표준면적 기준에 표시된 시장실 크기 132㎡의 갑절을 넘는 규모다. 장관급 사무실이 비서실을 포함해 165㎡인 점을 고려하면 성남시장실 규모는 너무 크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시장 책상을 비롯해 10여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원탁과 재난상황실과 연결된 모니터 등이 설치된 집무실 집기는 대부분 옛 청사에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규모는 비록 호화 논란을 불러왔지만, 일부 언론에서 ‘아방궁’이나 ‘성남궁’ 등으로 표현하며 사용한 ‘사치’란 말을 쓰긴 어려웠다.
이날 시장실 공개는 지난 18일 개청식을 전후해 다시 불거진 ‘호화’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여론 악화를 ‘염려’한 이대엽 시장의 안내로 이뤄졌다.
이 시장은 “지난 20일 총리실에서 6명이 나와 조사까지 했지만, 새로 생긴 고충처리민원실 때문에 면적이 넓게 잡힌 것뿐이지 호화롭거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없었다”며 “새청사는 시의 얼굴이자 상징물이어서 100년을 보고 규모 있게 지었지만 호화 청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성남 새청사를 두고 “지나치게 규모가 크고 호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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