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에 흡착된 바이러스.
전북대 연구팀 특허 등록…항균 마스크 등 상용화 기대
전북대학교 수의대 장형관 교수 연구팀은 신종 플루 등 생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바이러스를 흡착해 살균하는 친환경 항바이러스 섬유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신소재 섬유는 최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동물위생연구소의 생체내 실험(in-vivo, 동물실험)과 생체 외 실험(in-vitro, 세포 배양실험)을 통해 그 효용성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생체 내 실험을 통해 섬유 필터가 공기 중에 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여과하는 성능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 섬유가 포함된 필터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형)의 침투 여부를 실험용 쥐를 이용해 실험했다. 항바이러스 섬유 필터와 일반 필터 두 가지를 놓고 실험을 했는데, 일반 필터는 주입한 바이러스에 의해 실험용 쥐 10마리가 모두 죽었다. 그러나 항바이러스 섬유 필터는 실험한 쥐의 몸무게만 조금 감소했을 뿐, 정상 쥐에 견줘 특이한 변화 없이 10마리 모두 생존했다.
전북대 수의대 전염병학·조류질병학연구실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외의 다른 바이러스로 불활성화(감염력 상실) 여부를 실험한 결과, 100%에 가까운 불활성화 결과를 나타냈다. 전자현미경으로 섬유표면을 3만배 확대해 관찰해 보니 다량의 바이러스가 흡착돼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항바이러스 섬유 신소재는 일반제품이 항바이러스 물질을 표면에 바르는 데 반해, 항바이러스 물질인 수산화아파타이트 등을 혼합해 섬유로 뽑아 제조하는 방식으로 효과가 지속된다.
연구팀은 이 섬유의 특허 등록을 마쳤고, 항균 마스크·의료용 가운·공기필터 등의 소재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 교수는 “전염성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고 섬유에 혼합하는 것이 연구과정 중에서 가장 어려웠다”며 “개발한 항바이러스 섬유는 키토산-수산화아파타이트 등에 의해 바이러스를 흡착하며, 혼합된 항바이러스 물질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2단계 메커니즘을 가진 신개념의 섬유”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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